
대표적인 서민 식품인 라면의 가격이 최근 상승하며 소비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농심은 용기면과 봉지면 약 20종의 가격을 인상했다. 농심은 지난 3월 라면업계에서 가장 먼저 가격 인상에 나섰다.
편의점 기준 농심 라면은 대체로 100원씩, 일부 제품은 200원씩 인상됐으며, 인상률은 10% 안팎이다. 현재 농심 라면 중 2천원에 가까운 제품만 10종이 넘는다.
편의점에서 농심 신라면 한 봉지는 1천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신라면 더레드는 1천500원, 신라면 블랙은 1천900원으로 일반 신라면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다.
신라면 대컵은 1천500원으로 100원 올랐고, 신라면건면 대컵은 1천800원으로 200원 인상됐다. 신라면툼바, 신라면블랙, 신라면더레드 등 다양한 용기면도 1천800원에 판매 중이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에 삼각김밥, 음료까지 곁들이면 한 끼에 6천원이 훌쩍 넘는다.
오뚜기 역시 참깨라면 대컵, 스낵면 대컵 가격을 1천700원에서 1천800원으로 올렸다. 진짬뽕 대컵, 열튀김우동 대컵, 열치즈라면 대컵, 열광라볶이, 짜슐랭 대컵, 마슐랭 마라탕 등은 2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2천원을 넘는 제품도 등장했다. 마슐랭 마라샹궈는 2천300원, 빅컵누들은 2천500원이다.
팔도는 킹뚜껑 대컵을 1천800원에 판매 중이다.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해 이번 인상에는 동참하지 않았지만, 불닭볶음면 제품군의 가격 차이는 크다.
봉지면 기준 불닭볶음면은 1천250원, 까르보불닭볶음면은 1천700원, 불닭볶음탕면은 1천800원이다.
라면 가격 인상은 분식집에도 영향을 미쳤다. 프랜차이즈 분식집인 고봉민김밥, 김가네 등에서는 일반 라면이 매장에 따라 4천500원에서 5천원에 판매되고, 떡이나 치즈를 추가하면 가격이 더 오른다.
일반 분식집도 사정은 비슷하다. 라면은 4천500원, 떡·치즈 라면은 5천원, 짬뽕라면 등은 6천원에 판매된다.
라면은 빵, 커피, 밀가루 등과 함께 정부가 중점 관리하는 품목이다. 지난해에는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나서 원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하락했다며 라면값 인하를 압박한 바 있다.
농심, 오뚜기, 팔도의 가격 인상은 계엄 사태 이후 국정 공백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농심이 3월 가격 인상을 발표하자, 한 달 사이 오뚜기와 팔도도 연달아 가격을 올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6.2%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의 세 배를 넘었다.
최우성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국장은 "팜유 선물 가격이 다소 올랐지만, 라면 원가에서 비중이 큰 밀가루는 1분기 기준 전년과 비슷해 전체 원가 부담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서민 소비재인 라면은 가격 인상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기업들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