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기업 기준 K방산 사상 최대 규모
계약 물량 3분의1 폴란드 PGZ 생산
루마니아 대상 추가 수출 가능성
해를 넘긴 현대로템의 K2 전차 폴란드 수출 2차 계약이 이번 달 체결될 예정입니다.
이번 계약 금액은 1차 계약의 두 배를 웃도는 약 9조 원으로 국내 방산사 최대 규모입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이달 하순 현지에서 계약 체결식이 열린다는 소식이 들리는데요.
확실한 겁니까?
<기자>
오늘 오전 관련 소식들이 들리자 수출 계약이 맺어지는지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협상이 끝났다', '계약을 맺는다' 등 소문은 무성했는데 정작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K2 전차의 폴란드 수출 건은 지난해 말 들어 업체 간 이견 조율과 양국 내 정치적 변수 등으로 미뤄졌습니다.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이번에는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오늘 정례 브리핑에서 나온 관련 질의에 "이런저런 일들로 지연됐다"라며 "막바지 단계에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계약이 맺어진다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방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현지에서 계약 체결식이 열리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2차 계약 금액은 60억 달러대,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9조 원으로 지난 1차 계약에 2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달 안에 계약만 성사되면 현대로템은 개별 수주 기준 국내 방산 수출 사상 가장 높은 액수를 벌어들인 방산업체가 될 전망입니다.
폴란드 수출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현대로템의 주가도 오늘 상승세를 이어갔고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앵커>
지난 1차와 이번 2차 수출 계약 대수가 동일한데요.
계약금은 배나 차이가 납니다.
왜 그런 겁니까?
<기자>
현대로템은 1차와 2차 수출 계약을 통해 폴란드에 각각 180대, 총 360대의 K2 전차를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계약 대수는 같은데 금액은 다릅니다.
1차 계약금은 우리 돈으로 4조 5천억 원이었는데, 2차 계약금은 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이가 나는 가장 큰 이유는 생산 구조입니다.
1차 계약의 경우 180대가 모두 경남 창원 공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전량이 한국에서 폴란드로 납품된다는 거죠.
하지만 2차 계약의 경우 180대 중 3분의 2가량이 한국에서, 나머지가 폴란드에서 각각 생산이 됩니다.
한국에서는 현대로템이 기본형인 K2GF를, 폴란드에서는 국영 방산그룹인 PGZ가 K2PL을 제조합니다.
그런데 폴란드산 전차는 한국산보다 성능이 개량된 최신형 모델로 값이 더 비쌉니다.
또 이번 계약에는 현지화를 통한 기술 이전과 수리, 즉 MRO(유지·보수·운영) 조건도 추가됐습니다.
여기에 작전과 임무 유형에 따라 K2 플랫폼을 개조한 계열 전차도 100여 대 가까이 묶여 팔리면서 규모가 커졌습니다.
계열 전차로는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를 싣거나, 고장이 난 차량을 끌거나, 지뢰를 제거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제는 폴란드 다음 일감을 구해야할 텐데요.
현대로템 K2 전차가 폴란드 외 다른 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까요?
<기자>
폴란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동시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으며 군비를 증강 중인데요.
이 과정에서 미국의 에이브럼스나 독일의 레오파르트 시리즈 등 글로벌 전차 투톱이 아닌 현대로템의 K2 전차를 낙점했습니다.
미국과 독일산보다 빠른 납기와 뛰어난 가성비에 주목한 건데, 유럽 내에서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현대로템은 올해 안에 폴란드에 1차 계약 전량을 보낸다는 계획입니다.
계약을 체결한 지 불과 3년여 만에 매듭을 짓겠다는 방침인데요.
미국과 독일 등과 비교하면 굉장한 속도입니다.
폴란드 군은 이미 일부를 전력화해 운용 중인데 나토 표준에도 부합하는 기술력에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 등 유럽뿐 아니라 다른 대륙의 국가들도 현대로템과 K2 전차 구매 협상을 하는 중입니다.
특히 루마니아의 경우 전차 300대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인데요.
한국경제TV가 지난해 현대로템 K2 전차가 루마니아 현지에서 실사격 테스트를 실시했고 100% 명중률로 통과했다고 단독 보도한 적 있었죠.
▷ 관련 기사: <한국경제TV 2024년 4월 5일자 [단독] 현대로템 K2, 내달 루마니아서 실사격…최종 테스트 <a href="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15/0001156213?sid=101">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15/0001156213?sid=101>
이번 계약을 통해 현지 생산 기반의 기술 이전과 현지 일자리 창출 등 경제성도 입증한 만큼 추가 수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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