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증시가 지난 한 달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한 정책 기대감과 외국인 수급 개선 등이 증시를 끌어올렸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3일(한국시간) 기준 G20의 주요 주가지수(종가)를 5월 12일과 비교했을 때 코스피는 한 달간 11.02% 올랐다.
코스피는 G20 주요 지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2,607.33에서 2,894.62로 한 달 새 40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G20 중 인도네시아(4.88%), 캐나다(4.24%), 호주(3.59%), 미국(S&P500·3.44%) 순으로 지수가 많이 올랐다.
코스피는 지난 3일 대선 이후 7거래일 연속 오르는 '허니문 랠리'에 약 3년 5개월 만에 2,900선을 회복했다. 7거래일간 상승률만 8.24%에 달한다.
작년 말 계엄 사태 이후 존재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새 정부 출범으로 해소된 데다 정책 기대감, 증시 부양 공약 등이 투자심리를 키웠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간 코스피 '팔자'를 이어간 외국인은 지난 5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들은 대선 이후 상승 기간 4조3천544억원을 사들여 지수를 견인했다.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주요 증권사들이 앞다퉈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등락범위)를 상향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기존 2,400∼2,900에서 2,600∼3,150으로 올렸고, NH투자증권은 "기존 목표치인 3,000을 오버슈팅한 3,100선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숨 고르기 조정은 가능하지만 추세 반전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 요인의 하나는 '매도 공백'으로, 외국인은 아직 매수 초기인 만큼 다시 매도로 전환할 유인이 크지 않고 개인 자금까지 들어오기 시작하면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지만 대기 자금이 풍부해 조정이 있더라도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변수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에 코스피는 7거래일간의 상승 랠리를 멈추고 2,900선을 반납했다.
여전한 미국 관세 우려, 고점 인식 등에 증시가 더 오르지 못하고 하락할 것이라 전망한 투자자도 상당하다. 호재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터라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잔고는 7조650억원으로,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지난 3월 31일의 3조9천160억원 대비 1.8배 수준으로 늘었다.
공매도 잔고 증가는 시장이 주가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개인들의 상장지수펀드(ETF) 매매 추이에서도 '하락 베팅'이 뚜렷하다.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1주일간 개인들은 '곱버스'로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2천461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방향으로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KODEX인버스ETF'(682억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ETF'(157억원)도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아직 기대감만큼 유의미한 실적의 반등 또는 바닥 탈출 추세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기대감에 의한 가격 상승은 가능할지라도, 가격 상승 후 지지력은 대내외 매크로 환경의 안정과 실적 확인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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