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붕괴시키는 '흰개미' 또 발견됐다…'검역 구멍'

서울에서 2년 연속 외래 흰개미가 출현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환경부 국립생태원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은 지난달 한국환경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2023∼2024년 서울에서 외래 흰개미가 연속으로 발견됐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2023년 4월 24일 서울 금천구 물류창고에 적재된 종이상자에서 외래 흰개미 약 100마리를 발견했다. 이 종이상자는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에서 수입된 포장재였다.

흰개미가 먹이로 삼았던 종이상자는 소각됐다. 발견된 흰개미 중 번식이 가능한 개체는 없었고, 주변 확산 흔적도 나오지 않았다.

유전자 검사 결과 이 흰개미는 '콥토테르메스 게스트로이(Coptotermes Gestroi)'로, 아시아집흰개미로 확인됐다.

이 종은 4년에 6만마리씩 늘어날 정도로 군체 성장 속도가 빨라 전 세계적으로 큰 피해를 주는 흰개미 중 하나다.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얀마, 태국, 말레이시아 등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출신이며, 국제교류 증가로 미국 남부, 중남미, 대만 등으로 퍼졌다.

한국에서는 검역 단계에서 발견된 적은 있었으나 유통 단계에서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23년 5월에는 서울 강남구 주택에서도 외래 흰개미가 발견됐다.

흰개미는 나무를 분해해 탄소를 자연으로 환원하고 토양 수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인체에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목조문화재와 건물을 붕괴시킬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