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10년에 걸친 개발 끝에 내놓은 자율주행 택시 '로보택시'가 유료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거리와 상관없이 5천 원대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첫날부터 차선 오류 등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우선 로보택시 이용 요금이 고정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로보택시 이용 요금이 4.2달러, 우리 돈으로 5,800원인데요.
미국 뉴욕에서 낮에 일반 택시를 타면, 요금이 3달러에서 시작합니다.
약 320m마다 70센트가 추가되고요. 팁 문화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와도 비교해보면요.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4,800원이니까 로보택시가 1천 원 비싼 겁니다.
대신 로보택시는 정액 요금제인 만큼 멀리 가도 추가되는 요금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첫발을 뗀 만큼 제약도 많습니다.
로보택시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지난 22일 시범 운행을 시작했는데요.
안전을 위해 오스틴 내에서도 일부 지역으로 서비스를 제한했습니다.
차량도 모델Y 10여 대만 투입했고요.
초대받은 소수의 인플루언서와 투자자만 탈 수 있었는데요.
아직 초기 시범 운행 단계인 만큼 일단 고정 요금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는 오는 28일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행하기 시작할 예정인데요.
운행 범위가 넓어지고 서비스가 안착하면, 요금 체계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4월 "올해 말까지 미국 내 다른 도시들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완전 자율주행으로 운행되는 테슬라가 수백만 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사실상 미국의 로보택시 시장은 구글 웨이모가 독점한 상태입니다.
테슬라와 웨이모의 로보택시는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기자>
요금 체계부터 다릅니다.
구글의 웨이모는 기본요금에 시간·거리에 비례해 요금이 붙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할 때 기본요금만 9.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외에도 서비스 지역과 자율주행 방식 등이 전부 다른데요.
웨이모는 지난 2020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피닉스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오스틴, 실리콘밸리에서 운행 중인데요.
유료 운행 건수가 주당 25만 건에 달합니다. 지난달엔 유료 탑승 실적이 1천만 건을 넘었는데요.
앞으로 애틀랜타와 마이애미, 워싱턴 D.C. 등으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특히 웨이모와 테슬라는 자율주행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가 드러납니다.
웨이모가 라이더와 레이더,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와 지도에 의존하는 형태인데요.
비교적 안정성은 높지만, 정밀 지도가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운행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카메라만 사용하고요. AI를 활용한 주행이 특징입니다.
<앵커>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운행 첫날부터 안전 문제가 불거졌죠.
로보택시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머스크는 "10년간의 고된 노력의 결실"이라고 자평했는데요.
이날 시범 행사에 초대된 인플루언서들의 SNS 후기를 살펴봤습니다.
로보택시 앱으로 차량을 호출해 인근 레스토랑으로 이동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고요.
"야간 로보택시를 탔는데, 낮과 마찬가지로 부드럽고 편안하다" 등 대부분 호평을 내놨습니다.
테슬라 주가 강세론자로 유명하죠.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좁은 도로의 언덕을 올라갈 때도 능숙하게 움직였다"고 말했습니다.
로보택시 운행 소식에 테슬라 주가도 급등하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천억 달러 정도 불어났습니다.
특히 내년까지 테슬라 시총이 2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현재 테슬라 시총은 1조 1,200억 달러 수준입니다.
그렇다고 로보택시에 긍정적인 평가만 나온 것은 아닙니다.
현재 로보택시는 복잡한 교차로를 피해 정해진 구역에서만 운행하는데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조수석에 안전요원도 함께 탔습니다.
하지만 운행 첫날부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로보택시가 과속하거나 금지된 차선에 진입하는 등 일종의 오류가 난 겁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로보택시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도 많았습니다.
폴 밀러 애널리스트는 "경쟁사들이 이미 구현한 것에 비해 크게 뒤처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로보택시의 법규 위반 사항을 인지하고 추가 정보를 수집하는 중인데요.
테슬라가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서기 전 로보택시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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