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에서 고위급 승려 여러 명과 은밀한 관계를 맺은 뒤 거액을 뜯어낸 여성이 체포돼 태국 불교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16일(현지시간) AP 통신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전날 태국 중부 논타부리주의 한 고급주택 단지에 사는 30대 중반 여성 위라완 엠사왓을 갈취, 자금 세탁 등 혐의로 체포했다.
위라완은 유명 사찰의 고위급 승려들을 대상으로 유혹과 연애를 통해 자금을 송금받고, 이를 노출하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압수한 위라완의 휴대전화 5대에선 고승들과 함께 찍은 사진·영상과 8만건에 달하는 채팅 기록이 발견됐다. 경찰은 그녀가 최소 9명의 고위 승려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한 정황을 확보했다.
이번 수사는 방콕의 한 유명 사찰 주지 스님이 잠적했다가 환속하면서 시작됐다. 위라완은 이 스님에게 임신을 주장하며 양육비로 720만 밧(약 3억700만 원)을 요구했다.
또 다른 사찰의 주지 스님은 올해 2월, 사찰 계좌에서 38만 밧(약 1,620만 원), 개인 계좌에서 1,280만 밧(약 5억4,700만 원)을 위라완에게 송금했다. 그는 지난 14일 승려직을 내려놓았지만, 위라완과의 사적 관계는 부인했다.
경찰 조사에서 위라완은 "승려 9명과 성관계를 가졌으며 이 중 8명은 환속했다"고 진술했다.
위라완의 계좌에는 최근 3년간 3억8,500만 밧(약 164억 원)이 입금됐고, 대부분이 온라인 도박으로 탕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관련 승려 9명이 승려직에서 파면됐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사찰 재정 투명성 확보와 승려 관련 법·제도 강화를 지시했다. 정부 대변인 지라유 후앙삽은 "품탐 웨차야차이 총리 권한대행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교계 신뢰 회복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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