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 칩 'H20'의 중국 수출 재개를 승인하면서 반도체업계가 중국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를 내놓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로저 다센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대중 AI 칩 규제 해제가 글로벌 반도체 수요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 말했다.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며, 고객사인 TSMC와 인텔의 대중국 수출 증가가 ASML에도 호재다.
ASML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토프 푸케는 중국 매출이 전체 매출의 25%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미국 정부의 H20 칩 수출 승인 소식에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엔비디아는 저사양 AI 칩인 H20의 중국 판매를 미국 수출통제 하에 제한적으로 해왔으나, 최근에는 제한 조치가 심화됐던 상황이다.
테크 분야 애널리스트 마진화는 "중국은 엔비디아 매출과 발전에 중요하며, 중국 시장에서 배제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분석했다.
AMD도 유사하게 AI 칩 MI308의 중국 수출 재개를 예고했다. 블룸버그는 이로 인해 엔비디아와 AMD가 올해 수십억 달러 매출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제재 완화가 AI 칩 공급망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 집적회로(IC) 산업 매출은 2015~2020년 연평균 약 20% 성장해 2020년 1,280억 달러(약 178조 원)를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2,570억 달러(약 357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요도 크게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H20의 대중국 수출 제한 해제가 중국 AI·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수요 회복을 촉진할 것"이라며 "HBM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올해 중국 AI 칩 시장에서 외국산 비중도 기존 42%에서 49%로 상향 조정했다.
국내 반도체업계는 H20 공급 재개로 중국 내 외국산 AI 칩 조달이 늘고, 고사양 AI 칩 출시가 현실화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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