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일주일 만에 또 수몰되어 안타까움을 샀다.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 12일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린 '반구천의 암각화' 중 하나다.
울주군 사연댐 수위는 19일 오전 9시 현재 56.19m를 기록했다. 이에 가로 8m, 세로 4.5m가량(주 암면 기준) 크기인 반구대 암각화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겼다.
사연댐은 반구대 암각화를 기준으로 대곡천을 따라 약 4.5㎞ 상류 지점에 있다. 수위 조절용 수문이 없는 자연 월류형 댐이라 비가 많이 내리면 댐 저수지가 가득 차고 이는 상류 암각화까지 영향을 미친다.
댐 만수위 표고는 해발 60m인데, 암각화는 53∼57m에 위치해 있다. 댐 수위가 53m만 돼도 암각화 부분 침수가 시작되고, 57m가 넘으면 완전히 물에 잠기는 것이다.
수자원공사는 평소 사연댐에서 천상정수장으로 보내는 생활용수를 꾸준히 방류해 댐 수위를 낮게 유지한다. 비가 예보되면 공업용수까지 추가로 방류해 수위를 조절한다.
그러나 많은 비가 한꺼번에 내리면 댐 유입량이 방류량을 크게 웃돌아 댐 수위가 오르게 된다. 실제로 지난 17일 초당 유입량은 31t에 달했지만, 방류량은 4.5t 수준에 불과했다.
19일 오후까지 50㎜ 이상 비가 더 예보된 상태라 댐 수위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다시 수위가 낮아질 때까지 적잖은 시일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그 동안 세계유산 반구대 암각화는 수몰 상태로 있어야 한다.
2023년에는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8월 10일부터 10월 22일까지 총 74일간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겼다. 2024년에는 암각화가 물에 잠길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지 않아 수몰 피해가 없었다.
다행히 2021년 댐 여수로(댐 수위가 일정량 이상일 때 여분의 물을 방류하는 보조 수로)에 수문을 만드는 계획이 세워졌다.
너비 15m, 높이 7.3m의 수문 3개를 설치하면 댐 수위를 암각화보다 낮은 52m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하반기에 착공하면, 2030년께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때까지 폭우가 또다시 내린다면 침수가 반복되면서 암각화가 지금보다 더 심하게 훼손될 수 있어 보존 대책을 서둘러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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