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급식을 민간 기업에게 위탁하는 사업이 2조원 규모로 커지면서 수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단체급식사업을 하는 대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데, 특히 현대백화점과 CJ, 두 그룹이 자존심을 건 대결에 나섰습니다.
산업부 성낙윤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성 기자, 군 장병들의 밥을 대기업이 차린다는 건데, 시장 규모가 큰가요?
<기자>
군 급식 민간 위탁 사업은 지난 2022년 시범사업으로 처음 추진됐습니다.
대상 부대는 지난해 26곳에서 올해는 49곳으로 확대될 예정인데요.
전체 국군 장병의 15% 정도가 대상이 되는 겁니다.
군 자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간 위탁 부대 장병들의 만족도는 평균 4.22점으로, 군 직영 3.53점 대비 약 20% 높게 조사됐습니다.
단체급식업계는 앞으로 군 급식 시장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 분야에 가장 빠르게 달려든 기업은 풀무원과 동원홈푸드입니다.
두 기업이 군 급식 발주 물량을 양분해왔는데요.
올해 들어서 여러 대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시장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앵커>
주로 어떤 기업들이 군 급식 시장에 참전하고 있나요?
<기자>
민간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 신세계푸드,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등 상위 5개 기업이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삼성과 신세계, 한화, 현대, CJ 등 대기업의 계열사들이죠.
이들은 군 급식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점찍고 저변을 확대하는 중입니다.
식단 구성뿐만이 아닌 '시설 투자'를 제안하는 등 대규모 인력과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만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단체급식업계 관계자는 "입찰 과정에서 중점 평가 항목은 대형 식수를 대상으로 영업해봤는지, 자체 물류·제조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지, 위생 등 안전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는지 등"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투자자들이 눈여겨 볼 기업이 있다면요?
<기자>
이 중 상장사는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까지 총 3곳인데, 신세계푸드는 아직 군 급식 시장에 발을 들이진 않았고요.
현대와 CJ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공통적인 특징은 이미 확보하고 있는 전국 단위의 유통망을 활용하고 있단 겁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들어 공군 제8전투비행단, 육군 36보병사단, 공군 제10전투비행단으로부터 일감을 따왔는데, 460억원 규모입니다.
한식 외에도 글로벌 코너를 제공하고, 현대백화점 팝업스토어에서 인기를 끌었던 메뉴를 제안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이미 조달된 식자재를 기반으로 메뉴를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선 메뉴 편성, 후 식재 조달' 방식으로 신선도에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CJ는 어떻습니까?
<기자>
CJ프레시웨이는 국내 식자재 유통 1위 기업입니다.
지난해 기준 매출 구조를 봐도 단체급식 24%, 식자재 유통 74% 등 식재료와 식단을 연계해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지난 2022년부터 군 부대 식자재를 납품해오고 있었고요.
올해 들어서 지난 6월 공군작전사령부, 이달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에 식단을 공급하며 위탁 급식 사업까지 진출했습니다.
회사는 유통망 기반의 구매 경쟁력을 통해 식사 질을 향상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상품 및 물류, 제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군 맞춤형 상품과 메뉴를 개발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군 급식 사업, 수주만 하면 실적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기자>
사실 아직까지는 매출에 대한 기여도는 크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단가가 낮기 때문입니다.
현재 단체 급식 예산은 장병 한 명당 1만 3천원으로, 3년째 동결 중입니다.
3끼 합산 기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한 끼당 4천원 꼴인 셈이죠.
군 급식 영업이익률은 1~3%로 파악됩니다.
민간 부문에서 학교가 3~5%, 기업이 5~10%, 고급 케이터링이 높게는 10%를 넘어선다는 것과 대비됩니다.
하지만 국가 발주 사업을 수주했다는 '스펙'을 갖추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업별 ESG 평가나 금융 신용도 등에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또 '국군에게 밥을 차려주는 업체'라는 이미지가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군 급식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면 앞으로 쏟아질 수주전에서도 일감 확보가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IBK투자증권은 "군 급식 시장이 점차 개방되는 등 시장 변화가 점쳐지고 있어 대형업체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습니다.
<앵커>
성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정윤정, CG 김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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