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거점 구축에 USMCA·IRA 수혜
메타플랜트 부품 공급 및 AS도 실적 견인

<앵커>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며 자동차 관세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의 경우 영업익이 37% 급증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현대모비스 먼저 살펴보죠.
2분기 실적 얼마나 잘 나왔습니까?
<기자>
현대모비스는 오늘 2분기 매출액 약 15조 9,400억 원, 영업이익 약 8,7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9%, 영업익은 37% 증가했습니다.
영업익의 경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치입니다.

상반기 누적 실적도 매출 31조 원, 영업익 1조 7천억 원을 내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미국이 차에 이어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해 실적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간 겁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모두 수익성 부문에서 두 자릿수 하향 곡선을 그렸습니다.
현대차의 영업익은 전년과 비교해 16% 하락했고, 조금 전 실적을 발표한 기아도 컨센서스를 하회하며 24% 넘게 줄었습니다.
다만 기아 매출의 경우 6.5% 늘어난 약 29조 3,50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앵커>
같은 그룹사에 있는 현대모비스의 실적만 좋아진 건데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북미 거점을 구축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미국 그리고 인접국인 멕시코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데요.
이 공장들에서 북미로 가는 물량이 만들어집니다.
북미는 현대모비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약 40%가 발생하는 주요 시장입니다.
일본이나 독일 등에 있는 경쟁사들은 관세로 인해 수출이 위축됐지만 현대모비스는 반대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산은 물론 멕시코산 제품들도 북중미 주요 3국 간 무역 협정인 USMCA에 따라 관세를 피한 덕분입니다.
미국은 원산지 요건을 충족한 멕시코산은 예외품으로 간주해 관세를 면제해주고 있습니다.
<앵커>
컨퍼런스콜에서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믹스도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비싼 제품들이 이전보다 더 많이 팔리게 된 건가요?
<기자>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가 한몫했습니다.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메타플랜트는 지난 3월부터 가동되고 있죠.
앞으로는 매년 50만 대의 전기차가 제조될 텐데, 이 과정에서 현대모비스의 전장과 전동화 부품들이 쓰입니다.
특히 전기차 부품은 내연기관보다 값이 비싼 만큼 이익 기여도가 높습니다.
여기에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인 IRA에 따라 메타플랜트 연계 시 보조금도 받고 세액 공제 혜택도 누리고 있습니다.
<앵커>
제조뿐 아니라 수리도 주력 사업으로 급부상 중인데 어떤 배경이 있습니까?
<기자>
애프터서비스 즉, AS도 실적을 끌어올리며 효자 노릇을 했습니다.
1억 대 넘는 현대차와 기아의 차들이 현재 200여 개국에서 달리고 있는데, 고장난 부품들은 현대모비스가 고치고 있습니다.
중동이나 아프리카처럼 부품 인프라가 부재한 지역의 경우 현대모비스의 부품 점유율이 절대적이라 마진도 높습니다.
영업이익률 20%대의 고마진 구조 덕분에 환율 하락 국면에서도 큰 돈을 번 겁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 실적 가운데 AS의 매출 비중은 10분의 1가량인데 영업익은 절반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또 다른 국내 주요 차 부품사인 HL만도도 몇 시간 지나 2분기 성적표를 공개할 예정인데요.
만도도 현대모비스처럼 미국과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현대모비스와 달리 현대차와 기아라는 큰 고객사가 없는 데다 AS 비중도 낮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만도의 실적은 전년 대비 매출 10%, 영업익 17% 전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자동차에 이어 또 다른 제조 산업인 원전 대장주 두산에너빌리티 실적도 곧 나옵니다.
지난 상반기 대형 수주고를 올렸지만 실적은 온도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의 2분기 실적도 잠시 뒤 나오는데, 수년치 일감을 쌓은 것과 달리 실망스러운 숫자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 들어 26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사업도 팀 코리아 일원으로 수주하고 소형모듈원자로, SMR도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잇따른 호재에 주가는 올 들어 3배 넘게 뛰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2분기 실적의 경우 매출과 영업익이 정체되거나 심지어 역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2분기 매출액 약 4조 원, 영업이익 약 285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분기 기준으로는 둘 다 늘었지만 전년을 기준으로 하면 매출은 3%, 영업익도 8% 줄어든 겁니다.
이미 수주한 사업에 초기 투자 비용을 투입했지만 정작 실적에 반영되는 데는 시차가 있는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또 전기차 캐즘으로 2차전지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도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실적은 탈원전 시기 수주했던 저수익성 사업들이 실적에 반영된 결과라며 하반기 신사업들의 인식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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