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 물가지수 급등, PPI가 드러낸 진짜 부담 구조
가격 전가 속도에 따라 연준 금리 인하 기대 달라질 전망

트럼프 美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물가 흐름을 두고 새로운 해석이 제기됐다. 하나증권 박문환 이사(한국경제TV 와우넷)는 “7월 CPI와 근원 CPI가 시장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에도 증시가 급등한 이유는 관세 민감 품목에서 뚜렷한 안정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는 미국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흡수한 결과일 뿐,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 이사는 실제로 가전·의류 등 관세 우려가 컸던 품목의 물가가 6월 급등 이후 7월에는 하락세로 전환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비스 부문 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근원 CPI를 끌어올렸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 예상치(0.2%)를 크게 웃돈 0.9%를 기록해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떠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워런 버핏 또한 최근 실적 발표에서 “관세는 결국 누군가가 반드시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가격 전가의 속도’다. 박 이사는 “기업들이 전적으로 관세를 떠안으면 이익이 훼손돼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고, 반대로 빠른 전가는 물가 자극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꺾을 수 있다”며 “골드만삭스는 연말까지 관세 부담의 약 3분의 2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며, 근원 PCE 물가지수가 3.2%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또한 연준이 최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변화하는 노동시장’을 주제로 삼은 점에 주목하며, “연말까지는 물가보다 고용 안정에 정책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관세 비용 전가 속도가 완만하다면 연말까지 시장은 안정적 상승을 이어갈 수 있지만,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면 즉각 주식 비중 축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문환 이사의 ‘스페셜 리포트’는 매월 2·4주차 금요일 자정, 한국경제TV와 와우넷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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