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미포 합병…"밸류에이션 비슷"
"반대 매수 청구권으로 주가 급락 제한"
증권가에선 이번 합병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오히려 두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중간 지주사가 되는 HD한국조선해양만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는데요. 그 이유를 마켓 딥다이브 최민정 기자가 짚어봅니다.
<기자>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합쳐집니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인데요.
HD그룹 조선 계열사 간의 합병으로 HD한국조선해양만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합병을 통해 신설되는 싱가포르 법인 지분 60%를 가져가게 돼, 이익의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수 있는데요.
해외 추가 투자금은 HD현대중공업과 분담해, 자금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의 주가 상승까지 이뤄진다면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지분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어, 자금이 몰리는 건데요.
합병 기업의 기존 주주들은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합병비율은 HD현대미포 보통주 1주당 HD현대중공업 보통주 0.4주입니다.
HD현대미포 주주에게 HD현대중공업 신주가 주어지는 건데요.
증권가에선 "양 사 간 밸류에이션 차이가 크지 않아, 특정 회사에 유리하거나 불리하진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비율이 정해진 만큼, 당분간 두 회사의 주가는 서로 영향을 줄 전망인데요.
반대 매수 청구권으로 주가 급락은 방어할 수 있습니다.
주주 확정 기준일이 9월 12일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는 매수청구권이 부여되는데요.
매수 청구 가격은 HD현대중공업 46만 2,626원, HD현대미포가 주당 19만 2,695원입니다.
청구 가격이 정해져 있어, 해당 가격 밑으로는 주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인데요.
오히려 반대매수 청구 권리를 획득하기 위한 매수세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합니다.
실제 증권가에선 두 회사의 합병을 시너지 창출의 기회라고 평가하는데요.
대신증권은 HD현대중공업의 목표주가를 66만 원으로 올렸고, 신한투자증권은 HD현대미포의 목표가를 27만 원까지 높여 잡았는데요.
NH투자증권은 통합 HD현대중공업의 기업 가치를 66조 원으로 분석했습니다.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통해 특수선 사업 역량 확대가 가능하다는 설명인데요.
필리핀, 베트남 등 해외 조선소 실적 성장 등에 따라 기업가치의 추가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홍콩계 증권사인 CLSA도 합병을 "세대교체"라고 평가하며 "글로벌 해군 수주 등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로 동종업체 대비 우위를 가진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신중론도 있습니다.
UBS는 HD현대중공업 목표가를 39만 원으로 낮췄는데요. 이미 방산 성장성을 선반영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는 의견입니다.
2030년 기준 매출 전망도 23조 원으로 제시하며, HD현대중공업이 제시한 목표(매출 32조 원)보다 낮게 잡았습니다.
다양한 의견 속, 합병의 최대 수혜자는 HD현대미포 구주주라는 평가도 있는데요.
그동안 미국 함정 사업에 나서지 못했던 HD현대미포가 함정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최근 HD현대미포의 주력인 중형 유조선(MR탱커) 발주가 줄고 선가도 떨어지면서 2028년 이후 일감 부족 우려가 나오던 상황이었는데요.
이번 합병으로 빠르면 2027년부터는 전체 4개 도크 중 2곳에서 함정과 특수선을 건조할 수 있게 돼, 부담을 덜었습니다.
합병을 통한 시너지 창출은 기대되지만, 당분간 주가 변동성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마켓 딥다이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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