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국경제TV) 박지원 외신캐스터 =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의 거인, 세일즈포스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올 A'에 가까운 2분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축하를 받아야 할 주가는 장중 8% 가까이 급락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3분기에 대한 실망스러운 가이던스가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한 것이다.
그러나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시장과 정반대의 진단을 내리고 있다. 무려 41명의 분석가가 '강력 매수' 또는 '매수' 의견을 냈고, '매도' 의견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이들은 현재의 주가 하락이 "일시적인 미열일 뿐"이라며 오히려 AI라는 신약을 통해 더 건강해질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세일즈포스를 둘러싼 월가의 극명한 시각차를 들여다봤다.
◆ 목표주가 221弗 vs 405弗…AI가 가른 극단적 전망
가장 비관적인 진단은 번스타인에서 나왔다. 번스타인은 "회사의 성장은 이미 정체됐고, 비싼 M&A 위험도 있다"고 경고하며, 14% 추가 하락이 가능한 목표주가 221달러와 유일한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UBS와 씨티그룹은 신중한 '중립' 의견을 냈다. UBS는 "AI 투자는 아직 너무 초기 단계"라며 목표주가 260달러를 유지했고, 씨티그룹은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295달러에서 27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당장의 반등보다는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긍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AI가 기여하면 성장세가 다시 빨라질 것"이라며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325달러를 고수했다. 도이체방크 역시 AI의 장기적인 수익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340달러를 목표가로 제시했다.
가장 낙관적인 시각은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 스탠리가 차지했다. JP모건은 "AI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잠재력을 가리고 있다"며 목표주가 365달러를 제시했고, 골드만삭스는 "AI는 위협이 아닌 수년간의 순풍이 될 것"이라며 385달러를 목표가로 내놨다. 가장 낙관적인 모건 스탠리는 무려 72%의 상승 여력이 있는 목표주가 405달러를 내걸며 시장의 공포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시각차의 중심에는 바로 'AI'가 있었다. AI가 기존 사업을 파괴할 것이라는 시장의 공포와, 오히려 AI 덕분에 더 강력해질 것이라는 월가의 믿음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 엔비디아 팬심 '주춤'…새로운 '황태자' 크레도 부상
세일즈포스가 AI를 둘러싼 평가에 흔들리는 사이, AI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에게서도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JP모건에 따르면, 8월 말 하루 6천억 원에 달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최근 80% 넘게 급감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엔비디아로 쏠리던 자금 유입이 작년의 3분의 1 토막 수준으로 줄었다며 뜨거웠던 팬심이 식어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줬다.
바로 이때, 엔비디아의 숨은 조력자가 있다는 리포트가 월가의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은 AI 데이터센터의 '혈관'을 만드는 회사, '크레도 테크놀로지'다. 이 회사는 AI 반도체들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초고속 도로, 즉 '액티브 전기 케이블'을 만든다. '빠르고, 저렴하며, 전력 소모까지 적은' 삼박자를 갖춘 제품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AI 관련 기업 중 가장 강력한 재무 성적표를 제출했다"며 크레도를 새로운 황태자로 지목했다. 이 소식에 크레도의 주가는 장중 12% 넘게 폭등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목표주가를 120달러에서 165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특히 기존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일론 머스크의 xAI에 이어 네 번째 거대 클라우드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고 다섯 번째 계약도 임박해 안정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실력으로 증명해냈다.
세일즈포스의 주가 하락이 월가의 믿음처럼 '황금 같은 매수 기회'가 될지, 아니면 엔비디아를 향했던 투자심리가 크레도와 같은 새로운 황태자에게로 옮겨가게 될지, AI 시대를 둘러싼 거인들의 줄다리기는 이제부터 시작으로 보인다.
박지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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