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대규모 불법 체류자 단속으로 우리 근로자들이 대거 구금됐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이 6조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건설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데요.
중장기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대외 신인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와 알아 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300명에 달하는 인력이 체포된 이 공장이 왜 문제가 됐던 겁니까.
<기자>
체포된 인력 상당수는 LG에너지솔루션에 배터리 장비를 납품하는 협력사 직원인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해외 공장을 지을 때 다른 곳에서 숙련도를 쌓은 인력을 투입합니다.
이번에 인도네시아 출신이 포함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현대차그룹과의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HLI그린파워' 건설에 참여했던 인력이고, 다시 미국에 배치된 겁니다.

HLI그린파워는 배터리셀을 만듭니다. 자동차 배터리의 기본적인 부품입니다.
배터리셀을 만들고, 모듈, 팩의 순서로 조립돼 인근 현대차그룹 공장에서 자동차에 최종 장착하는 구조죠.
문제가 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배터리 공장도 비슷합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배터리 합작법인 'HL-GA 배터리회사' 설립 계약을 맺었습니다.
각각 지분 50%입니다. 양사는 총 43억달러, 우리돈 약 6조원을 투자해 건설을 시작했는데요.
현대차그룹은 최근 가동을 시작한 미국 메타플랜트(HMGMA) 등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공장이 완공되면 여기서 생산한 배터리를 메타플랜트 전기차 생산 라인에 투입할 계획이었습니다.
만약 추방 사태로 이어진다면 대체 인력을 확보할 때까지 공장 건설이 중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이번에 현대차그룹에서 구금된 인력은 없었습니다. 이유가 뭡니까?
<기자>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공장이기는 합니다. 다만 현대차 쪽은 고객사에 가깝습니다.
합작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해서 현대차나 기아에 판매하고요.
이 실적은 합작사에 잡힙니다. 흑자를 내면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지분에 따라 나눠 갖죠.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배터리 공장입니다. 초기 세팅은 LG에너지솔루션에서 맡을 수밖에 없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노칭, 스태킹 장비 등을 국내 협력사에서 구매해 설치까지 맡기고 있습니다.
장비 설치는 담당 기업 엔지니어만 할 수 있는 전문 영역이고요.
이들은 장비를 설치, 검사하고 나서 돌아가기 때문에 주재원 비자 등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상용(B-1) 비자를 활용했다가 문제가 된 겁니다.
<앵커>
배터리를 생산할 수 없으니 현대차그룹 발등에도 불이 떨어진 상황이겠네요.
<기자>
이곳은 연간 30GWh(기가와트시), 전기차 30만대 분량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습니다.
지금 현대차그룹은 SK온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납품받고 있는 상황인데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이어지고 있고요. 미국 전기차 보조금도 이달 부로 폐지됩니다.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주요 완성차 업체가 생산량을 조절하는 상황인 만큼 당장 차질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현대차는 올해까지 전기차 및 수소 전기차의 연간 글로벌 판매량을 67만대로 정한 바 있죠.
미국 비중이 7% 내외라고 가정했을 때(4만6,900대) 메타플랜트 생산 능력(30만대)이 더 큽니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입니다. 본업이 배터리인 업체이기 때문인데요.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은 이 공장에서 이익이 안 나오더라도 매출이 계속 발생합니다.
다만 공장 건설이 지연되면 LG에너지솔루션은 30만대 분 배터리 실적을 아예 잃게 되죠.
물론 미국에 위치한 독자 공장에서 조달해 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마저 대부분 장기계약(LTA)으로 특정 고객사에 배정돼 있기 때문에 아예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3곳의 단독 공장, GM과 혼다 등 합작 공장이 있습니다.
총 7곳 가운데 절반 이상인 4곳이 건설 중에 있는 만큼 연쇄 파장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특히 GM과의 3번째 합작 공장으로 추진한 '얼티엄셀즈 3기' 랜싱 공장을 인수까지 했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은 랜싱 공장 인수로 설비 투자를 완화한다는 목표였습니다.
다만 이 부담을 덜기는커녕 생산 시기까지 불투명해 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내년부터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었는데요. 제때 안된다면 문제가 있겠습니다.
<기자>

일단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배터리 제조 인센티브를 받지 못합니다.
현재 배터리 셀은 1KWh당 35달러, 모듈은 1KWh당 10달러를 받는데요. 적용 기한은 2032년까지입니다.
셀 30만대 분이라고 가정했을 때 연간 10억5,000만달러, 우리 돈 약 1조4,000억원이 날아가는 셈입니다.
여기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컴플라이언스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불벱 체류한 인력이 대거 투입됐다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에게 상당한 리스크가 될 겁니다.
"우리 공장에도 비슷한 문제가 생길 수 있겠네" 이런 우려가 나올 거고요. 납기에 대한 신뢰도, 추락할 수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배터리를 다양한 파트너사에서 조달하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 물량을 줄일 가능성도 있죠.
현재 SK온과 삼성SDI 역시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거나 짓고 있는 상황인데요.
업계 관계자는 "비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국내 배터리 공급이나 전기차 생산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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