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도심에 설치된 임시 건축물이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서울시의 '도시건축 창의혁신디자인' 정책이 도시 환경의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한 성과라는 평가다.
독일 노르트하임-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는 19일 빗썸이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삼성역 사거리에 설치한 '빗썸 나눔센터'를 레드닷 2025 컨셉디자인 부문 위너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다.
빗썸 나눔센터는 지하 2층~지상 1층 규모의 임시 건축물로, 대지 면적(1,322㎡) 중 건물 면적은 약 243㎡에 불과하다. 이처럼 과감하게 비워낸 공간을 시민에게 개방해 보행로와 휴식 공간으로 제공하여 고층 건물이 밀집한 삼성역 일대에서 드물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외관 설계 또한 독창적이다.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비계 파이프와 풍선을 외장재로 활용하고, 재활용 소재 위주의 설계를 통해 약 4천만 원 수준으로 외장 공사를 마쳤다. 설계를 맡은 서울과학기술대 박성기 교수(서울시 공공건축가)는 "잠시나마 머물러 쉴 수 있는 가벼운 공간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지는 앞으로 2029년 완공을 목표로 '빗썸 R&D 센터'가 들어서는 자리다. 새 센터는 지상 22층 규모로 각 층에 녹지 테라스를 두고 도시와 연결된 개방형 연구 공간으로 계획됐다. 창의혁신디자인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배경에는 이러한 개방적 성격이 높이 평가됐다는 분석이다.
빗썸 나눔센터는 R&D 센터 착공 전까지 유지되는 임시 시설로 유휴지를 활용해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자 기획됐다. 이번 수상은 민간 기업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도시 건축 혁신을 실험한다는 서울시의 전략을 실질적으로 입증한 사례로 꼽힌다. 빗썸 R&D 센터는 이 철학을 제도적으로 실현하는 대표 건축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경제TV 박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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