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국경제TV) 박지원 외신캐스터 = 그동안 AI 시장은 모두가 함께 인기를 누리는 '묻지마 상승'의 시대였다. 하지만 경기 침체의 안개가 짙어지면서 이제 파티는 끝나고, 진짜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옥석 가리기'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월가의 투자은행 JP모건이 'AI 드림팀'으로 불리는 빅테크 기업들의 상태를 정밀 진단한 '기술적 분석 건강검진표'를 내놓아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과로에 지친 황제 '엔비디아', 최우등생 '알파벳'
건강검진표의 첫 번째 대상은 팀의 '황제' 엔비디아였지만, 결과는 '과로로 인한 컨디션 난조'였다. 최근 한 달간 주가가 8% 하락한 엔비디아에 대해 JP모건은 "$171~$174의 '유리 천장'을 뚫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경쟁사 브로드컴이 OpenAI와 협력한다는 소식은 잠재적 매출에 타격을 주며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JP모건은 이 저항선을 넘지 못할 경우, "$147~$153의 '안전 매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젠슨 황 CEO가 다음 주 트럼프 대통령과 영국 국빈 만찬에 참석해 '애국 외교'를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는 반등에 성공해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반면, 팀 내 컨디션이 가장 좋은 '최우등생'은 알파벳(구글)으로 꼽혔다. 최근 미국 법무부와의 소송 리스크에서 승리하며 주가가 급등한 알파벳에 대해 JP모건은 "$204~$212라는 단단한 바닥이 무너지지 않는 한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가장 강한 신뢰를 보였다.
◆ 페이스 떨어진 '메타', 빨간불 켜진 '오라클'
메타는 '페이스가 떨어진 선수'로 평가받았다.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며 "$812라는 벽 앞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검진에서 유일하게 '빨간불'이 켜진 기업은 오라클이었다. JP모건은 "단기적으로 차트가 가장 심하게 망가졌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이미 주요 지지선들이 모두 무너져 추가 하락 위험이 가장 크다"고 경고했다.
◆ 숨 고르는 'MS'와 속 알 수 없는 '아마존'
부주장 격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숨을 고르는 선수'로, 아마존은 '속을 알 수 없는 조커'로 비유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518~$520의 저항선을 돌파해야 다시 상승 동력을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아직 큰 하락 신호는 없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에 대해서는 현재 주가 움직임이 "상승을 위한 에너지 충전인지, 하락 전 매물 출회인지 불분명하다"고 진단했다. 9월의 계절적 약세를 고려할 때 "$213~$215의 핵심 지지선을 지키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숲과 나무를 함께 봐야…진짜 스타 가려낼 시간"
JP모건의 분석처럼 AI 드림팀 멤버들의 컨디션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개별 기업의 부진이 AI 시장 전체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메타 CEO가 향후 830조 원 이상의 투자를 언급했듯, AI라는 '신대륙' 자체가 거대하게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사 에버코어 ISI는 "조정이 올 때마다 매수 기회"라며 2026년 S&P500 목표치를 7,750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결국 올가을 증시는 한 편의 스포츠 경기처럼 전개될 전망이다. 최우등생 알파벳이 지친 에이스 엔비디아를 이끌고 팀의 상승을 견인할지, 아니면 에이스의 부진이 팀 전체의 발목을 잡을지, 이제는 숲과 나무를 함께 보며 진짜 스타 플레이어를 가려내야 할 시간이 왔다.
박지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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