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클라우드 시장 성장 기대감에 간밤 30% 이상 폭등했습니다.
오픈 AI와 400조원대 컴퓨팅 공급계약도 체결하면서 AI 수요가 여전하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최근 제기된 AI 거품론이 무색할 정도의 천문학적인 액수입니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홍 기자, 오라클이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는데도 성장성으로 주가가 급등했군요?
<기자>
미국의 클라우드 기업 오라클 주가가 간밤 36% 올랐습니다.
시장의 기대치보다 낮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클라우드 분야의 성장성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라클은 올해 6~8월(회계연도 26년 1분기) 매출이 149억2,600만달러(약 20조7,000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12% 증가했습니다.
다만 매출은 예상치 150억4,000만달러보다 낮았고, 주당순이익 1.47달러도 예상치 1.48달러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 분야에서 크게 성장했습니다.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매출이 33억4,700만달러(약 4조6399억원)로 전년보다 55%나 뛰었습니다.
또 계약된 매출 중 아직 이행되지 않은 ‘잔여 이행 의무’(RPO)가 무려 360% 급증한 4,550억 달러(630조원)에 달했습니다.
RPO는 시장이 예상했던 1,800억 달러에 2.5배 달하는 수치입니다.
<앵커>
사실 클라우드하면 아마존 웹 서비스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업계 1, 2위를 다투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라클의 인프라 부문 성장이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오라클 기업을 이해하려면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를 알아야하는데요,
클라우드 서비스는 크게 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로 나눕니다.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흔히 쓰는 구글 드라이브나,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네이버웍스 등이 있습니다
인프라형 서비스에서 아마존 웹 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그리고 오라클의 OCI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가 있습니다.
서버나 네트워크 같은 IT 인프라를 빌려 주고 돈을 받는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오라클의 OCI는 엔비디아의 GPU 수만 개를 묶은 AI용 슈퍼 클러스터를 제공하고, 분산 컴퓨팅이 최적화 돼 있어 네트워크 속도도 빠르다는 평가입니다.
오라클은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오픈AI, xAI, 메타 등 주요 AI 기업들과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엔비디아·AMD와의 파트너십도 더해 대규모 GPU 클러스터와 고성능 네트워크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라클은 오픈AI와 이번에 3,000억 달러, 우리 돈 무려 400조원 규모의 컴퓨팅 파워 구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금액이 반영되면서 잔여이행의무(RPO) 금액도 크게 늘어난 것 같은데요,
이 천문학적인 금액만 들어도 최근에 일각에서 제기됐던 AI 거품론이 무색해져 버린거 아닌가요?
<기자>
결국 AI는 전 산업에 걸쳐서 활용될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오픈AI와 오라클은 소프트뱅크와 함께 미국의 초대형 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합작사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3,000억 달러(415조원) 규모의 컴퓨팅 파워 구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AI 산업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용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엔비디아 GPU로 대표되는 수많은 AI칩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결국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이기 때문인데요,
한 글로벌 기업은 오라클이 보유한 전세계 데이터센터에서 "남아있는 모든 용량을 가져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합니다.
그만큼 AI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데, 이를 처리할 데이터센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오라클은 전세계에 멀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총 34개 갖고 있는데, 이를 71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AI 수요 폭증은 국내 반도체 기업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역할이 중요해지겠죠?
<기자>
오라클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주요분야에서 직접적인 사업을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폭증하는 AI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엄청난 용량의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여기에는 많은 양의 GPU가 들어가게 됩니다.
이 수요는 결국 HBM(고대역폭메모리)으로 연결됩니다.
당분간 고성능의 HBM을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뿐이기 때문에 HBM 시장 성장과 함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지난 9일 미국의 시스템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오픈AI와 대규모 AI 칩 생산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는데요,
이 AI 칩의 양산 시점이 내년인만큼 HBM4가 대량 탑재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HBM4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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