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아 북부 수상도시 베네치아에서 유대인 관광객 커플이 북아프리카 출신 이주민 무리에게 모욕과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스카이TG24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7일 자정 직전 베네치아의 대표 관광지인 리알토 다리 인근 상점가에서 벌어졌다. 유대교 전통 의상을 입은 미국 국적의 남성과 이스라엘 국적의 여성이 12명의 남성들에게 둘러싸였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외치며 욕설을 퍼부었고, 무리 중 한 명은 맹견 로트와일러를 달려들게 했으며 다른 한 명은 남성의 뺨을 때렸다. 또 유리병이 던져지면서 여성은 발목에 상처를 입었다.
경찰은 가해자 3명을 체포했다. 이 중 튀니지 국적의 31세 남성은 폭행 혐의로 기소됐으나 전과가 없어 풀려났고, 2년간 베네치아 출입을 금지당했다. 다른 2명은 불법 체류자로 구금 시설에 이송돼 추방을 앞두고 있다.
이번 사건은 세계 최초로 유대인 강제 거주 구역 '게토'가 생겼던 베네치아에서 일어나 충격을 더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성명을 통해 "베네치아는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개방적이고 안전한 도시여야 한다"며 "이번 공격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는 반유대주의와 이슬람 혐오 모두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불과 한 달 전에도 리알토 다리에서 유대계 미국인 커플이 비슷한 공격을 당한 바 있다. 베네치아 유대인 공동체는 이번 사건을 "비겁하고 비열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유럽 각국에서는 반유대주의 범죄가 늘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 알프스에서는 유대인 차량에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는 낙서가 발견됐고, 스페인 이베리아 항공은 최근 코셔식 주문 승객에게 해당 문구가 적힌 식사 용기를 제공해 내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