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최윤범 회장과 영풍·MBK파트너스의 분쟁이 1년을 맞았습니다.
20건이 넘는 고소·고발전이 난무하면서 기업가치가 오히려 훼손되는 상처만 남게 됐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9월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선언하며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습니다.
[김광일 / MBK파트너스 부회장(지난해 12월): 왜 1대주주가 이사회에 못 들어갈까? 왜 이 회사는 이렇게 운영될 수밖에 없을까?]
[최윤범 / 고려아연 회장(지난해 11월): MBK와 영풍이 절대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판단과 소신만을 가지고 기적적으로 그들의 기습 공격을 방어하여 왔고...]
양측은 지분 매집에 3조 2천억 원에 달하는 돈을 쓰며 쩐의 전쟁을 벌였고, MBK연합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을 10% 넘게 앞섰습니다.
불리한 형세에 처한 최윤범 회장은 임시 주주총회 직전 해외 계열사를 통해 상호출자 구도를 만들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습니다.
각종 논란에 휘말린 두 차례의 주총이 진행됐고, 집중투표제와 이사 인원 상한을 도입하면서 최윤범 회장은 수성에 성공했습니다.
경영권 분쟁의 여파는 지금도 계속됩니다.
24건의 고소·고발이 이뤄졌고, 고려아연은 지분 매집을 위해 급히 돈을 빌려 4천억원이었던 차입금이 4조원까지 늘어났습니다.
그나마 어려운 상황에서도 값비싼 사모사채를 모두 상환하고 사상 최대 매출과 미국 전략광물 공급 등의 성과를 얻은 점은 위안입니다.
영풍·MBK 연합은 여전히 경영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고, 고려아연은 기업가치 훼손을 불러온 영풍에 맞서겠다는 입장입니다.
75년 동업관계에 마침표가 찍혔지만 이들의 불편한 동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당장 내년 최윤범 회장을 비롯해 6명의 이사 임기가 만료되면서 경영진 교체를 두고 또 다시 진통이 예고됩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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