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사망원인 1위 '자살'…암 제쳤다

지난해 한국의 자살 사망자가 2011년 이후 최다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에서는 암을 제치고 처음으로 자살이 사망원인 1위에 올라, 경제 활동 중심 세대의 심리적·사회적 압박이 자살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통계청이 공개한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9.1명으로 전년 대비 6.6%상승했다. 전체 자살자 수는 전년보다 6.4%(1만4,872명) 늘어났으며, 이 같은 증가폭은 최근 10여 년간 보기 드문 수준이다.

가장 심각한 변화는 40대에서 나타났다. 1983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자살이 사망원인 1위가 됐다.

지난해 40대 사망 원인에서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은 26.0%로 암(24.5%)을 앞질렀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자살(23.4%)보다 암(25.9%) 비중이 더 컸지만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지난해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3년과 비교했을 때 30대에서 자살자 수는 전년보다 14.9%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40대와 50대에서도 각각 14.7%, 12.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노인 빈곤 문제로 여전히 노동시장에 남아 있는 60대에서도 자살자는 3.9% 늘었다. 반면 70대(-8.7%), 80세 이상(-10.3%) 고령층에서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강원대병원 박종익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초대 중앙자살예방센터장)는 "전체적으로 경제활동 인구의 자살률이 올랐다"며 "결국 한 마디로 얘기해서 먹고사는 문제가 자살률에 반영됐다고 봐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부는 엄중한 상황을 인정하고 자살예방책 강화를 예고했다. 보건복지부는 '2025 국가 자살 예방 전략'을 토대로 자살 시도자 위기 개입 강화, 지자체 전담 인력 확충, 인공지능(AI) 기반 상담 전화 실시간 분석 시스템 구축, 온라인 자살 유발 정보 차단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