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이뤄진 카카오톡의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오히려 카카오 시가총액이 3조 원 넘게 증발했습니다.
친구 목록이 인스타그램 피드처럼 바뀌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카카오에 대한 혹평이 잇따르면서 네이버와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카카오가 결국 카카오톡을 다시 개선한다고요?
<기자>
카카오톡의 대규모 업데이트는 지난 23일부터 진행됐습니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1점 리뷰'를 남기는 등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롭게 추가된 카카오톡 기능 중 2가지에 대한 반발이 거센데요.
첫 번째는 '친구탭'이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타임라인 형태로 바뀐 점입니다.
실제로 카카오톡 앱에 접속하면, 친구의 프로필 사진과 게시물이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스크롤을 내릴수록 카카오톡이 인스타그램과 매우 비슷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광고 노출도 늘어났는데요. 이용자들은 부담스럽다며, 자동 업데이트를 끌 정도입니다.
카카오톡 업데이트의 연관 검색어도 '끄기', '취소', '복구', '안뜨게'가 상위권에 뜹니다.
하지만 이미 진행된 카카오톡 업데이트는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기능 외에도 미성년자가 '숏폼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는데요.
카카오가 업데이트 나흘 만에 미성년자 보호조치 절차를 간소화하며 추가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금탭' 우상단 설정 화면에서 보호자나 자녀의 본인 인증을 거쳐 신청하는 방식인데요.
카카오는 "친구탭도 조만간 개선 방안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를 향한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는데, '네카오'로 불리던 두 회사가 다른 길을 가는 건가요?
<기자>
네이버는 '외형 키우기'에 주력한 반면, 카카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모습입니다.
올해 하반기만 놓고 봐도 네이버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투자법인 '네이버벤처스'를 세웠고요.
지난달에는 스페인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을 완전히 인수했습니다.
일본과 북미에 이어 유럽에서도 개인간거래(C2C) 사업을 확장하려는 목적인데요.
네이버는 '컬리', '우버'와도 손잡으며 외부 파트너십을 넓히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네이버가 금융 사업을 총괄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점인데요.
두나무 기업가치가 네이버파이낸셜보다 3배가량 높게 평가받는 만큼 시장에선 의구심이 컸죠.
돈을 버는 신사업이 필요한 네이버와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두나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네이버가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업비트가 상장·유통하는 방안이 유력한데요.
쉽게 말해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플랫폼에 존재하는 디지털 자산을 실생활에서 쓸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두 회사가 '결제·자산관리·투자'를 아우르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는데요.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은 디지털 금융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성장에만 의존하고 있죠.
결국 두 회사의 전략 차이가 성패를 가르며, 네카오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보단 네이버를 높게 평가한다고요?
<기자>
네이버가 경쟁사인 카카오의 부진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카카오톡 개편 반응과 창업주 이슈가 혼재해 있다"며 "이달부터 네이버가 유리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카카오톡 업데이트로 광고 매출이 곧바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는데요.
카카오가 카카오톡 업데이트에 나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카카오톡 안에 더 오래 머물면, 광고에 노출되는 시간도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카카오톡은 인스타그램이나 틱톡보다 한 달 이용자 수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1인당 평균 체류 시간은 무려 6시간 정도 적습니다.
하지만 숏폼 기능이 추가되면서 카카오톡 내 콘텐츠 소비 시간이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인데요.
대신증권은 카카오의 광고 단가가 10%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고요.
내년 카카오 광고 매출이 전년보다 24.7% 오른 1조 2,81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렇지만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된 모양새입니다.
통상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는 관심 있는 친구에게만 팔로우를 걸죠. 카카오톡에 저장된 친구들은 필요에 의해 맺어진 인간관계가 대부분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실적 측면에서는 충분히 긍정적이지만, 관심이 적은 사람들의 일상이 계속 노출되면, 이용자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카카오가 '광고 매출 확대'와 '이용자 만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고요.
카카오톡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게 과제로 꼽힙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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