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막히기 전에 사두자…한강벨트 '후끈'

서울에서 15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 거래가 6·27 대출 규제로 감소하는가 싶더니 9월 들어 다시 활발해졌다. 특히 중고가 아파트가 많은 한강벨트 지역에 거래가 집중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반면 9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대출 규제 후 크게 늘다가 9월 들어 다시 감소했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총 5천186건(공공기관 매수·계약 해제 건 제외)으로 이 가운데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21.1%(1천70건)를 차지하는 것으로 8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시스템을 분석 결과에 나타났다.

전월의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17.0%) 대비 4%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었고, 특히 고가 아파트의 감소 추세가 뚜렷했다.

15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지난 6월 28.2%였는데 7월 24.1%로 줄었고, 8월에는 17.0%로 더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9월이 되어 다시 20%를 넘겼다.

15억원 초과 중에서도 15억 초과∼30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19.4%를 차지했다. 이는 전월(14.6%)에 비해 5%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성동·마포구와 광진·동작구 등 비강남권 한강벨트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진 결과다. 이 지역들은 9·7대책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추가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성동·마포구에서 지난달 전용 59㎡ 실거래가가 20억원을 돌파한 단지들이 등장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성동구 금호동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 전용 59.9㎡는 지난달 말 역대 최고가인 20억5천만원에 계약됐다. 지난달 초 직전 거래가는 19억원이었다. 그 사이 1억5천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1단지 전용 59.9㎡도 지난달 말 21억5천만원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성동구 금호동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9·7대책 이후 정부가 토허제 지정 권한을 갖는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이곳도 토허제 지정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그 전에 서둘러 전세를 끼고 사두려는 매수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호가가 뛰는데 매물이 별로 없다보니 오른 가격에도 거래가 성사된다"고 말했다.

9억∼15억원 이하 거래 비중도 오름세다. 6월 34.5%에서 7월에는 29.1%로 감소했지만 8월 32.2%로 다시 오르더니 9월에는 36.3%로 늘었다.

반면 강남3구 아파트가 집중된 30억원 초과∼50억원 이하 비중은 지난 9월 1.5%를 차지하며 전월(2.0%)보다 감소했다. 지난 6월 4.2%에 비해 크게 비중이 줄었다.

50억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도 지난 6월 0.94%였으나 8월에는 0.42%로 줄고, 9월에는 0.2%로 감소했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는 6·27 대출 규제로 토허구역으로 묶여 전세를 낀 매수가 불가능해져 직격탄을 맞은 반면 전세를 낀 갭투자가 가능한 비강남 한강벨트 지역으로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시장은 추석 이후 정부의 추가 규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거래량 증가는 규제지역으로 묶여 대출 금액이 줄거나 갭투자가 막히기 전에 사두려는 매수자들이 선취매에 나선 영향이 크다"며 "앞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한동안 거래 시장도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