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 산업 개척...자원 강국 기틀 세워"
"대한민국 산업화 주춧돌 놓은 거목 여정"
고인의 마지막 길은 부인 유중근 경원문화재단 이사장, 아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유가족과 임직원들이 비공개로 1시간 동안 배웅했다. 장지는 경기 남양주 모란 공원이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은 조사에서 "명예회장님은 황무지 같던 한국의 비철금속 산업을 개척해 자원 강국의 기틀을 세운 분"이라며 "기술도 인재도 자원도 부족한 시대에 격동의 파고를 헤쳐온 혜안과 의지가 오늘의 고려아연을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백순흠 경영관리그룹장은 약력 보고를 통해 "고인은 부친의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고려아연을 세계 최고 제련기업으로 성장시켰다"라며 "사람을 존중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한 지도자였다"라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 9일 빈소를 찾아 고인의 노고, 희생과 헌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김정관 장관은 이날 “자원 빈국이던 대한민국에서 세계 1위의 제련사 고려아연을 일궈낸 고인의 삶은 대한민국 산업화에 주춧돌을 놓은 거목의 여정이었다”라며 “고인과 같은 기업인들의 도전 정신 덕분에 오늘날 우리나라가 산업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라고 고인을 기렸다. 장례식장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GS그룹 4세인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이사 등 정재계 인사들이 잇달아 찾아 조문했다.
최 명예회장은 지난 1941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1974년 고려아연 창립 멤버로 약 50년간 경영 활동을 하며 회사를 세계적인 종합 비철금속 제련 기업으로 키웠다.
특히 울산 온산 제련소를 기술 수준과 규모 면에서 세계 최고의 제련소로 발전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온산 제련소 건설에 드는 돈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고 국민투자기금과 산업은행뿐 아니라 세계은행 산하 IFC에서도 자금을 확보하는 신화를 창조하기도 했다.
나아가 아연에 국한하지 않고 연과 귀금속 등 비철금속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종합 비철금속 회사’로의 도약을 꿈꿨다. 밑그림을 현실로 만들고자 설비 투자와 기술 개발에 집중했으며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선제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와 같은 실천적인 기업가 정신은 오늘날 고려아연의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떠받치는 토대가 됐다.
이처럼 최 명예회장의 리더십은 진화 그리고 선제적 투자와 기술 혁신으로 요약된다. 실제로 2014년 창립 40주년을 맞은 사내 인터뷰 당시 기업이 성장을 멈춘다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죽는 것과 같다.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스타플레이어보다 조직력이 우선으로 회사의 세계 1위 등극은 대단한 영웅이 아니라 전 직원이 함께 달성한 성과라고 연신 피력했다. 노사 화합, 상생 중심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고려아연은 창립 이후 38년간 무분규, 102분기 연속 흑자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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