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완화를 추진하면서 국내 차 부품업체들도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 완성차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둔 HL만도가 직접적인 수혜를 누릴 전망입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미국이 수입 차 부품에 어떤 조치를 하겠다는 겁니까?
<기자>

현지 시간 지난 1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미 행정부는 조만간 수입산 차 부품에 매기는 관세를 완화할 예정입니다.

25%의 관세를 상쇄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인 제도의 시한을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늘린다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서명한 포고문에서 1년간 차 제조사가 미 현지에서 조립한 차의 가치의 15%에 해당하는 부품 관세를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1년이 지나면 차 가치의 10%에 해당하는 부품 관세를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미 상무부는 지난 4월부터 1년 동안 제조사가 조립한 차의 가격의 3.75% 금액을 부품 관세 상계에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1년 뒤에는 2.5% 금액을 관세 상계에 쓰게끔 하려 했습니다.
이러한 경감안은 본래 오는 2027년 종료돼야 했는데, 기간을 늘릴 경우 2030년에 끝날 예정입니다.
<앵커>
관세 충격을 한몸에 받던 국내 차 부품사들에 모처럼 들린 희소식인데요.
어떤 기업에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할까요?
<기자>
국내 차 부품사는 현대모비스, 현대위아와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와 HL만도 등이 대표적이죠.
취재를 해보니 2위 기업인 HL만도가 유독 반가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4만 달러 가격의 차를 한 대 만들면 차 부품 관세 상쇄로 1,500달러의 관세를 깎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낮은 관세 상계율인데요.
상쇄 구조에 따라 부품 값이 싸져야지 감면 금액이 커지는데, 미 현지에서 조립도 돼야 합니다.
그런데 HL만도의 주력품이 조향, 제동, 현가 장치를 결합한 섀시 모듈로 현대차, 기아뿐 아니라 미 완성차 업체인 GM 등도 쓰고 있습니다.
섀시 모듈의 가격은 차 값의 5% 남짓으로 엔진, 모터, 배터리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또 섀시 모듈은 차 제조의 마지막 과정에 붙이는 부품이라 현지 생산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HL만도는 미 곳곳에 공장을 가동하며 현지 생산해 납품하고 있습니다.
제조사들이 최근 들어 HL만도의 제품을 많이 찾는 배경입니다.
<앵커>
그런데 다른 부품사도 값싼 제품을 만들고 현지 생산도 할 텐데요.
HL만도와 어떤 점이 다릅니까?
<기자>
국내 차 부품사는 크게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냐, 아니냐로 구분되는데요.
그룹에 소속된 현대모비스나 현대위아는 아무래도 캡티브 즉, 현대차, 기아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사업 비중이 크죠.
실제로 두 부품사의 캡티브 대상 판매 비중은 70~80%로 추정됩니다.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폭탄이 떨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내부 거래의 경우 그룹 구매 본부에서 표준 원가를 산정하는데, 아무래도 부품사보다 제조사에 유리하게 정해집니다.
관세에 따른 추가 비용을 같이 부담하기는 하지만 짊어져야 하는 짐의 무게가 다른 것이죠.
HL만도의 경우 현대차, 기아 대상 판매 비중은 50%에 못 미칩니다.
반면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그리는 북미 중심의 해외 매출 비중은 60%에 육박합니다.
특히 관세로 인한 비용이 발생해도 국내외 제조사들이 상당수를 부담한다는 계약도 체결해 충격을 최소화한 상태입니다.
실제로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HL만도의 영업이익은 1년 전에 비해 15% 늘었고,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는 각각 3%, 8% 줄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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