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보다 더 어려워"…제조업 실적 '빨간불'

국내 제조기업들이 올해 경영 실적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보다 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법인세 인상, 상법·공정거래법 등 각종 규제 강화가 기업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20일 전국 제조기업 2천275개를 대상으로 '2025년 기업 경영실적 전망 및 애로 요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조기업 75.0%가 올해 영업이익이 연초 설정한 목표 수준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에 진행된 조사에서 '목표치 미달'에 응답한 기업 비중(74.0%)보다 높은 수준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이 목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본 기업은 20.4%,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 곳은 4.6%에 불과했다. 영업이익 적자를 예상한 기업은 32.1%로, 흑자를 예상한 기업(27.0%)보다 많았다.

특히 지난해 흑자였던 기업 중 올해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본 비중은 7.1%로, 반대로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다는 기업(3.1%)의 두 배를 넘었다.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42.5%)과 인건비 부담(30.4%)이 꼽혔다. 이어 '관세 증가'(8.9%), '이자 등 금융비용'(8.0%)이 뒤를 이었다.

경영 규제에 대한 부담도 여전했다. 올해 기업 관련 법·제도 변화에 대한 체감도를 묻는 항목에서 절반 이상(50.5%)은 '변화 없다'고 답했고, 44.3%의 기업은 '부담이 가중됐다'고 응답했다. 부담이 '감소했다'고 답한 기업은 5.2%에 그쳤다.

또한 기업들은 정기국회에서 논의 중인 입법 과제 가운데 '법인세 인상 등 기업비용 증가' (50.5%)를 가장 우려했다. 이어 '상법·공정거래법 등 제도 규제 강화' (40.6%), '노사관계 부담 확대'(38.6%) 순으로 우려가 높았다.

대한상의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입법과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복합적 리스크로 인해 경영환경이 악화된 만큼, 정부와 국회가 입법을 통해 기업 활동에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