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신안군 증도의 태평염전이 '강제노동' 논란 이후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위를 스스로 내려놓겠다고 나섰다. 국내 최대 규모의 염전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훼손이 없음에도 문화유산 등록 말소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남 신안군 태평염전은 최근 국가유산청에 석조소금창고 두 건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말소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지난 4월 '강제노동' 의혹을 제기하며 태평염전 천일염의 수입을 금지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현재 신안군이 말소 심의를 진행 중이며, 전남도 검토를 거쳐 국가유산청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근현대문화유산법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장은 유산의 가치 상실, 보존 불가 등의 사유가 있을 때 위원회 심의를 통해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
1953년 조성된 태평염전은 전증도와 후증도를 제방으로 잇고 그 사이 갯벌을 활용해 만들어진 국내 최대 단일 염전이다.석조소금창고는 이후 개조를 거쳐 현재 소금박물관으로 쓰이며, 초기의 돌 구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태평염전은 강제노동 사건이 재조명된 2021년 이후 미국 정부의 제재가 내려지자, 수입금지 철회를 요청하며 제3자 기관 감사를 추진 중이다. 당초 올해 감사를 계획했지만 일정이 늦어져 내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평염전 관계자는 "강제노동 사건 이후 산업 전반의 신뢰가 흔들리고 유산으로서 상징성도 퇴색됐다"며 "내부적으로 제도를 개선했지만 부정적 인식이 여전해 등록 유지가 의미를 잃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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