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70여 년이 흐른 지금, 김포의 물길이 다시 열린다.
지난 25일, 경인운하를 거쳐 김포 대명항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항로가 시민의 첫 항해로 개통됐다. 한국전쟁 이후 여객선이 정식으로 서해를 운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인운하는 우리나라 7대 운하 가운데 유일하게 항해가 가능하다. 고려시대 뱃길을 단축하기 위해 땅을 파기 시작했고 조선시대에 다시 시작하여 2012년 800년 만에 경인운하, 아라뱃길이라는 이름으로 완공되었다.
김포문화재단(대표이사 이계현)이 '김포는 바다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경기바다 오감(五感) 페스티벌’을 열었다. 그 시작을 알린 프로그램이 바로 ‘석양빛 경기바다길 시민체험’이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270여 명의 시민이 아라호와 KD크루즈에 나눠 타고, 운하와 경기바다가 만나는 물길 위를 달렸다. 어부의 바다에서 '시민의 바다'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아라호 선상에서는 ‘물길의 역사에서 미래를 보다’를 주제로 한 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는 “김포는 한강과 서해, 강화수로가 교차하는 동아지중해 문명권의 요지”라며 “김포가 다시 강해문명의 관문으로 서기 위해선 해륙교통과 문화 네트워크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종규 김포문화재단 대외협력관은 “과거 세곡선이 오가던 길이 이제는 시민의 길이 되어야 한다”며 “염하를 중심으로 한 해양문화 관광 콘텐츠를 적극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정창희 한라문화재연구원장은 “대명항은 김포 어업과 물류의 중심이었던 항구”라며 “시민축제와 탐방 프로그램으로 그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에는 언론, 학계, 문화전문가들이 함께해 ‘경기만권 공동문화벨트’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선상에서는 피아니스트 전현정 교수의 피아노 삼중주와 신동호 화백의 한국화 퍼포먼스가 어우러졌다.
다음날인 26일, 김포 아라마리나 문화광장에서는 ‘경기바다 오감(五感) 클래식 페스티벌’이 열렸다.
한경arte필하모닉이 연주한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글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이 바다의 서사로 울려 퍼졌고, 이어 ‘캐리비안의 해적’, '인어공주', ‘타이타닉’ OST로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 가수 BMK가 협연해 장내를 뜨겁게 달궜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홍원길 의원은 축사를 통해 "이번 행사는 김포를 서해의 대표 해양관문 도시로 알리고 경기바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70년 만에 열린 김포의 물길이 경기바다의 중심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고 전했다.

김포문화재단 이계현 대표이사는 “이번 항로 개척은 김포 역사에 기록될 첫 발걸음”이라며 “내년에는 대명항 유람선 정박과 ‘김포 선셋 페스타’를 연계해 김포 바다의 정체성을 완성해 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김종규 기자
jkkim@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