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랠리를 거듭한 한국 증시가 '사천피'(코스피 4,000) 시대를 열자 '리스크 투자' 열기가 뜨겁다.
빚투(빚내서 투자) 실적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계속 치솟더니 27일 기준 24조7천766억원까지 불었다고 29일 금융투자협회가 밝혔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이다. 신용거래융자는 이번 달 1일 23조3천458억원에서 1조원 이상 늘었다.
이렇게 산 주식은 대출 담보가 되는데, 주가가 내려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 증권사가 담보 보충을 요구한 끝에 강제로 주식을 매도(반대매매)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상승장 때는 종목 보유량을 부풀려 수익을 늘릴 수 있지만 시장 변동성에 취약해질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무리한 대출을 레버리지(지렛대) 삼는 투자를 감행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지만 빚투 열기는 여전하다.
파생금융 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 인기도 치솟는다. 이는 시장 호조가 지속되면 고수익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ELS 발행액은 12조7천7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나 늘었다.
ELS는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주가와 연계해 투자수익을 준다. 만기까지 지수나 주가가 정해진 수준 아래로 안 떨어지면 원금과 최대 10%대의 이자를 챙길 수 있다. 다만 기준점 아래로 가격이 내려가면 손해를 보게 돼 변동성과 투자 난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최근 증시가 랠리를 거듭하자 ELS 가입자가 빠르게 느는 추세다.
ELS는 특정 시기마다 가격 조건을 충족하면 만기 전에도 일찍 원금과 이자를 뺄 수 있다. 예탁원에 따르면 ELS의 조기상환 금액은 올해 3분기 6조8천448억원으로 직전분기와 비교해 33.5%나 늘었다.
상승장 와중에 일찍 ELS 투자 수익을 받아 간 이들이 많아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해 3분기의 조기상환 금액은 만기상환액(4조4천87억원)보다 약 55.3%가 많았다.
국내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이처럼 조기상환이 만기상환보다 많은 경우는 최근 같은 상승장 때 종종 나타난다. 그만큼 ELS 시장 분위기가 좋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부분의 ELS는 원금을 보장하지 않아 주가가 내려가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하면 본전도 건질 수 없게 된다.
ELS의 일종인 ELB(주가연계사채)는 원금 보장 조건이 있지만 이마저도 녹인에 들어서면 약속한 이자를 못 받게 되고 중도 해지 시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시장 움직임을 수배로 증폭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도 수요가 높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달 개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ETF 2위는 'KODEX 선물인버스 2X'로 3천666억원어치가 새로 유입됐다.
이 ETF는 하락장 때 지수가 떨어지는 폭의 2배를 수익으로 돌려준다. 반대로 상승장이 계속되면 갑절의 손실이 발생한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이례적 '불장' 때는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이 줄고 각종 풍문이 돌면서 테마형 '묻지마' 투자에 대한 유혹도 많아진다"며 "자신의 자산 현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장세 판단을 토대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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