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활용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청년층 고용 감소가 두드러진 반면, 중장년층 고용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 노동시장에서 AI 도입 초기 주니어 고용은 줄고 시니어 고용은 늘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표적 생성형 AI 도구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이후 15∼29세 청년층의 고용 흐름을 국민연금 가입자 수를 통해 분석했다.
AI 노출도를 1∼4분위로 구분해 비교한 결과, 분석 기간 청년 고용 감소는 주로 AI 노출이 잦은 분위(3∼4분위)의 업종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50대는 오히려 AI 노출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수량적으로 비교하면 2022년 7월∼2025년 7월 청년층 일자리는 21만1천개 감소했는데, 이 중 20만8천개가 AI 노출도 3∼4분위 업종에 해당했다.
같은 기간 50대 일자리는 20만9천개 증가했고, 이 중 14만6천개가 AI 노출도 3∼4분위 업종이었다.
세부 업종별로는 챗GPT 출시 이후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의 청년 고용이 11.2% 줄었고, 출판업(-20.4%), 전문 서비스업(-8.8%), 정보 서비스업(-23.8%)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AI로 대체 가능한 정형적·교과서적 지식 업무에 집중돼 있는 반면, 시니어층은 대인관계나 조직 관리 등 AI가 현재로선 대체하기 어려운 암묵적 지식과 사회적 기술이 필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실제로 낮은 연차일수록 AI 도입 후 업무시간이 줄어드는 경향이 확인됐다.
다만 AI 확산이 임금 수준에 미친 영향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기간 내 임금 조정이 어려운 임금 경직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AI 기술이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여 새로운 일자리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지원 강화 등 청년청의 새로운 산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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