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대표기업으로 떠오른 팔란티어가 3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미국내 민간 매출 부문이 2배 이상 성장했고, 순이익도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지만 너무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에 시간외 거래에서는 주가가 급락하며 상승분을 반납했습니다.
증권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서학개미들 새벽에 관심이 많았을텐데 실적 어땠습니까?
<기자>
네. 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는 올해 우리 개인투자자 미국주식 순매수 10위권에 있을 만큼 서학개미 인기 종목이죠.
3분기 실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단 전체 매출은 11억8천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3% 증가했습니다. 순이익은 4억7,560만 달러 보여 같은 기간 3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는 모두 시장예상치를 상회한 수치입니다.
팔란티어는 간단히 말해 AI 솔루션을 판매합니다. 정부나 기업이 가진 수많은 데이터를 인공지능(AI)을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해줍니다. 기업에 판매하는 솔루션을 파운드리라고 부르고, 여기에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얹힌 플랫폼이 AIP입니다. 국내에서도 KT 등이 도입하기도 했죠. 3분기에 팔란티어 고객사는 911개로 나타나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4% 늘었습니다.
미국 정부 계약으로 출범한 팔란티어이기 때문에 여전히 정부 의존도가 높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AIP 고객사가 늘면서 민간매출 성장세가 가파릅니다. 3분기 민간매출은 5억4,8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73% 늘어났는데요.
미국내 민간매출만 따지면, 121% 증가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팔란티어의 민간매출 증가는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까지 AI 외형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걸 증명합니다. 팔란티어는 올해 연간매출액 추정치를 월가 예상치 보다 높은 44억 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앵커>
팔란티어의 성장이 계속되고 있는데, 시간외거래에선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빅테크들의 3분기 호실적이 투자 쏠림 우려를 잠재우지 못 하고 있나 봅니다.
<기자>
네. 일단 가파른 주가 상승에 따른 재료소진 반영으로 분석됩니다. 팔란티어만 봐도 올해만 주가가 170% 이상 올랐습니다. 팔란티어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대략 670배 정도 되는데요.
엔비디아는 당연하고 테슬라 보다도 2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당장 호실적이라지만, 분기 매출 규모만 보면 1조7천억 원 수준입니다. 단순 비교하면 3분기 삼성전자 매출이 86조 원입니다. 그런데 시가총액은 11만전자 기준으로도 삼성전자보다(우선주 제외) 팔란티어(4,900억 달러)가 더 큽니다.
당연하게도 월가에서는 경고가 지속 나옵니다. 오늘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주주서한을 통해 이런 거대한 기업이 쉼없이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못 했기 때문에 금융분석가들을 당황하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더 저렴한 AI 주식으로 갈아타라는 월가 전문가들의 경고에 정면반박한 건데요. 컨콜에서는 "TV를 켜고 팔란티어에 투자하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불행한지 확인해 보라"는 말도 남겼습니다.
내일 AMD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고요. 현지시간 이달 19일에는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가 계획돼 있습니다.
미국 증시에서는 빅테크들의 불안한 강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앞서 아마존, 구글(알파벳), MS, 메타 등 AI 데이터센터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빅테크들 모두 3분기 호실적을 보였습니다. AI붐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에 투자자들은 안심하면서도 한편으론 불안감도 표출하고 있습니다. 빅테크들이 모두 '빚'까지 끌어오면서 AI 인프라 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빅테크들이 회사채를 대량 발행하면서까지 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는 거죠. AI붐이 지속되는 건 좋지만 투자 리스크는 더 커지는 모양새네요.
<기자>
맞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유로본드 시장에서 64억 유로, 달러채 시장에서는 175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합니다.
우리돈으로 총합 36조 원 수준입니다. 앞서 메타가 300억 달러, 오라클이 18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하겠고 밝혔다는 점에서 빅테크들이 빚까지 지며 AI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9월과 10월 두 달 동안 AI 관련 부채가 750억 달러에 달한다며 빅테크들이 자체 현금흐름만으로 AI에 투자하기엔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올해와 내년 AI 자본지출이 운영 현금흐름의 96%에 달할 것이란 추정입니다. 메타의 경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채권 발행 소식에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죠.
보통 복잡한 LLM을 학습할 수 있는 100메가와트(MW)급 하이퍼스케일데이터센터를 만드는 데 수조 원 정도 든다고 추정됩니다. 이보다 더 큰 국가단위급 1기기와트급에는 수십조 원이 듭니다. 이들 기업이 발행한 빚으로만 1GW급 데이터센트를 건설할 수 있는거죠.
AI 투자에 대한 빅테크들의 확신과 시장의 경고 사이의 불안감은 벌써 수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팔란티어의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는 AI 서비스의 확산을 말해주고 있지만, 빅테크들의 과열된 투자와는 이와는 다소 괴리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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