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차량 공유 기업인 우버(티커명 UBER)가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강력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총 운행 건수와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각각 22%, 17% 급증하며 2023년 말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자율주행(AV)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경영진의 발언과 4분기 가이던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는 장중 한때 10% 가량 급락했다.
현지시간 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6% 하락한 94.67달러에 마감했다. 장 초반 90달러대까지 밀린 뒤 오후들어 하락폭을 다소 줄였다. 탄탄한 현금 창출 능력으로 인해 올해 들어 50% 넘게 상승했던 주가는 이날 AI 기술주 전반에 대한 거품 붕괴 우려와 우버의 차기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며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우버가 이날 공개한 3분기 실적들은 역대 최고 성적에 해당한다.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총 예약액은 497억 4천만 달러, 총 매출은 134억 6천700만 달러를 기록해 각각 월가 컨센서스(LSEG 집계)인 총 예약액 489억 5천만 달러, 매출 132억 8천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조정 EBITDA는 22억 6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 급증했고, 주당 순이익(EPS)은 3.11달러를 기록해 컨센서스인 0.68달러를 4배 이상 상회했다.
다른 핵심 지표 가운데 총 운행 건수는 35억 1천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고, 월간 활성 이용자는 1억 8천900만 명으로 같은 기간 17% 늘었다. 다라 코스로샤히 최고경영자(CEO)는 "2023년 말 이후 가장 강력한 성장"이라며 "모든 비즈니스 실린더에 불이 붙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4분기 전망도 나쁘지 않았다. 총 예약액 가이던스를 522억 5천만 달러에서 537억 5천만 달러로 월가 예상치 521억 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조정 EBITDA 전망치는 중간값 24억 6천만 달러로 예상치 24억 9,000만 달러를 소폭 하회했다.
◆ 자율주행에 투자 확대 예고..다라 CEO 발언에 놀란 월가
시장을 놀라게 한 것은 이러한 실적이 아니라 개장 1시간여를 앞두고 진행 된 컨퍼런스콜에서 다라 CEO의 자율주행 사업에 대한 실망스러운 답변 때문이다. 그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자율주행은 현재 수익성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우버)가 출시하는 모든 신제품은 돈을 잃고 시작하고, 그러한 패턴은 항상 동일하다"며 "향후 수년간 자율주행(AV) 수익성이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10월 28일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통해 10만 대 규모의 로보택시 플릿 구축 목표를 발표한 지 불과 일주일 만의 발언이어서 충격이 더 컸다. 우버는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AGX 하이페리온 10 플랫폼을 활용해 2028년까지 스텔란티스와 5천 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배치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라 CEO는 이러한 고비용 우려와 관련해 ‘바벨 전략’의 하나로 실현 가능성이 높은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버가 보유한 모빌리티 사업에서 높은 요금으로 설계한 비즈니스, 우버 블랙, 예약 서비스 등으로 마진을 확보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자율주행을 활용한 저비용 공유 택시로 시장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의미다. 재무제표 내 현금창출 능력을 기초 삼아 초기에는 자본을 밀어붙이되, 장기적으로는 리츠(REITs)처럼 차량 전문 소유업체와 제휴하는 등 시장의 연결고리로서의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우버 경영진이 사실상 비용 증가를 인정한 이날 컨퍼런스콜로 인해 월가는 재무제표 내의 미진한 숫자들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우버는 GAAP(일반 회계기준) 영업이익으로 지난 분기 11억 1천3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대비 6천만 달러 가량 증가한 것이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16억 2천만 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이와 관련 프라샨트 마헨드라-라자 CFO는 "공개되지 않은 규제와 법적 비용"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주당 순이익 3.11달러도 일회성 세금 감면과 지분 투자 평가 이익이 없었다면 훨씬 낮은 수준이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 자율주행 산업 방관자 역할 벗어났다..반 테슬라 동맹 구축
우버의 자율주행 전략은 올해 초와 크게 달라졌다. 지난 2월 다라 CEO는 당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 중 일론 머스크와의 대화를 언급하며 "그는 혼자서 구축하고 싶어 하지만, 인생은 길기에 그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발언 이후 테슬라는 독자적인 라이드 헤일링 기술과 로보택시를 연계하는 하나의 플랫폼 구축을 시도하면서 우버와 불가피하게 경쟁 관계에 돌입한 양상이다.
우버는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 이후 기존 방관자적인 입장에서 자율주행기술 파트너십을 공격적으로 넓히면서 반 테슬라 진영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말 엔비디아와 반도체 동맹 라인에 합류하며 물리 환경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비용을 태우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수익성 보존을 위해 일종의 하이브리드 네트워크 전략, 즉 인간 운전자와 자율주행 차량을 병합하는 모델을 수년간 시장에 안착시키겠다는 의도다. 엔비디아의 완전자율주행 레벨에 준비된 아키텍처는 모든 완성차 업체에 적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고, 우버는 전세계 차량 운행 기록 데이터를 제공할 강점을 갖고 있다.
다라 CEO는 "10년 후 모든 신차는 개인용 레벨3 자율주행을 기본으로 향후 라이드셰어에 기여할 차량으로 시장이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버가 보유한 300만 시간에 달하는 주행 데이터를 '로보택시 데이터 공장'으로 활용해 모델 검증에 쓴다는 계획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웨이모 파트너십을 통한 우버 이용률이 20%~50% 더 높게 나타난다"며 자율 주행 기술을 통한 수익성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도이치뱅크는 지난달 말 또 다른 보고서에서, 앞으로 자율주행차(AV)를 만드는 회사가 여러 곳으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이런 환경에서는, 우버처럼 거대한 고객 수요를 가진 플랫폼이 여러 회사의 비싼 로보택시로 가장 많이 운행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 중개자'로서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혁신적인 AI 기술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지만, 우버는 차량 운송 뿐 아니라 우버 이츠(Uber Eats) 배송 사업이 고성장하며 월가 등 대형 기관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3분기 딜리버리 부문 총 예약액도 233억 2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면서 모빌리티 부문의 251억 1천만 달러, 20% 성장과 맞먹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단순 음식 배달을 넘어선 식료품 배달과 소형 가전 등 리테일 배송 부문이 25% 성장하며 약 연간 120억 달러 규모의 예약액을 기록했다. 프라샨트 CFO는 "4년 만에 최고 성장"이라며 관련 총 예약액 마진이 4%로 작년의 2배 수준의 성장을 보였다고 자신했다. 도이치뱅크도 이러한 우버이츠 성장에 대해 "식료품 배송은 음식 배송보다 몇 배 더 빠른 성장을 보이며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 안정적 현금 흐름..기관 78%는 여전히 '매수'
이러한 사업 다각화로 인해 우버의 현금 창출 능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지난 3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은 22억 3천만 달러로 설비 투자 지출(9천800만 달러) 증가에도 지난 2분기 수준의 체력을 지켜냈다. 이에 더해 프라샨트 CFO는 "주주에게 자본 환원 약속을 지속하겠다"며 "성장 기회에 투자할 좋은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우버는 2분기 200억 달러 신규 자사주 매입을 승인한 바 있다.
월가의 반응은 엇갈렸다. 실적 발표 직후 골드만삭스는 매수 의견과 목표가 120달러를 유지했고, JP모건도 비중 확대 의견을 재확인했다. 제프리스는 "2027년까지 10% 중반의 예약 성장과 20% 이상의 EBITDA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반적으로 55개 기관 중 약 78%가 매수 의견을 지켰지만, 중립 의견이 다소 늘어났다. 웰스파고는 투자 의견을 유지했으나 목표가를 125달러로 기존보다 2달러 낮춰 제시했다.
우버는 견고한 사업 모델과 현금 창출 능력의 지속에도 자율주행 사업의 불확실성과 규제 비용 증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결과물에 대한 요구를 받기 시작했다. 포스트 팬데믹 이후 배달 시장의 2강으로 성장했지만, 다음 경쟁상대인 테슬라 등을 상대로 한 자율주행 기술 투자의 진전과 배송 사업에 기반한 마진을 지켜내야 월가의 차익실현 압력을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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