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케이뱅크가 다음 주 초인 10일이나 11일경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전망입니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입니다.
당초 금융업계 안팎에서는 케이뱅크가 9월 또는 10월에 증시 입성 재도전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다소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고요, 11월은 사실상의 데드라인이어서 더 이상 늦추기 어렵습니다. 이는 케이뱅크가 내년 7월 전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케이뱅크 대주주인 비씨카드는 지난 2021년 1조 2,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MBK와 베인캐피털 등 재무투자자들로부터 7,250억 원을 조달했는데, 이때 콜 앤 드래그 조건을 걸어뒀습니다.
곧,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통한 구주매출에 성공하지 못하면 비씨카드가 재무투자자들의 일부 지분을 사들이거나(콜옵션), 그렇지 않은 경우 재무투자자들은 지분을 3자에 매각하면서 비씨카드 지분까지 강제로 동반 매각해버릴 수 있습니다(드래그얼롱). 비씨카드 입장에선 두 경우 모두 피해야 하는 상황일 것입니다.
상장 예심 청구 후 예비심사에 45영업일이 소요되고, 이후 증권신고서 심사와 수요예측, 공모 등 절차를 밟기 위해선 추가로 두어 달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 상장을 완료하려면 결산 실적이 아닌 3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이달 내로 예심 청구가 이뤄져야 합니다.
<앵커> 세 번째 도전인데, 이번엔 상장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기자> 지난 두 번의 상장 과정에서 제기된 밸류 산정과 비즈니스 구조적 한계 등에 대해 시장과 얼마나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되겠지만, 시장 환경은 우호적입니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으로 2017년 출범한 케이뱅크는 영업 개시 5년 만인 지난 2022년 첫 번째 기업공개를 시도했습니다. 2021년 8월 카카오뱅크가 IPO를 하며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리며 케이뱅크도 덩달아 몸값이 올랐고, 기업 가치를 최대 10조 원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있었습니다. 이후 주식시장이 급락하며 정작 기업공개 본격화하자 시장 관심이 식었고, 중도에 상장절차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두 번째 상장 시도할 때도 계엄사태 등으로 시장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며, 기관들의 수요가 공모가 밴드 하단보다도 낮게 잡히며 철회한 바 있습니다.
이번 역시 몸값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오늘 기준(11월 7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케이뱅크 주당 8,500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시가총액이 3조 원대 초반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증권업계, 금융업계에선 케이뱅크가 밸류를 낮추거나, 밸류를 낮추지 않는다면 구주매출 비중 조정 등 공모 구조의 수정을 통해 시장과 눈높이를 맞춰갈 것으로 예측합니다.
또한, 지난번 상장 과정에서 업비트 예치금 비중에 대한 지적이 나온 바 있는데, 2분기 말 전체 수신 21조 8,000억 원 중 업비트 예치금이 4조 4,000억 원으로 약 16% 수준으로, 과거보다 낮아졌습니다. 업비트와 제휴 종료 시점이 내년 10월이니, 이후의 계획이 소명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IPO 주요 여건이라 할 수 있는 증시상황은 어느 때보다 우호적으로 보입니다. 최근 주식시장 활황으로 IPO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하거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경우가 잦은데, 케이뱅크 입장에서 지난 2022년, 2024년과 다른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을 겁니다.
<앵커> 케이뱅크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다음 주지요?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 대비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인터넷은행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기자> 수신이 계속 밀려 드는 데 반해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며 인터넷은행에 다소 불리한 업황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다음 주 중반 발표 예정인 케이뱅크 3분기 실적에 대한 힌트를 이틀 전 발표된 카카오뱅크 실적에서 얻어볼 수 있겠는데, 카카오뱅크 3분기 당기순이익은 컨센서스를 하회한 1,1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습니다. 대출 성장이 제약된 환경 속에 전 분기 발생한 대규모 자금 운용 이익도 대거 줄었습니다. 조달 역량을 발휘하며 수익성을 지켜낸 시중은행과 달리 카카오뱅크의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보다 11bp나 떨어졌습니다.
규제 강화 환경 속에서 인터넷은행들의 수신 중심 성장 전략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왔고요, 이는 가계대출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가진 케이뱅크 역시 피하기 어려운 공통된 영업환경입니다. 실제 케이뱅크의 수익성 지표인 NIM 비율은 2024년 6월 기준 2.26%였지만 지난 2분기 1.38%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인터넷은행들은 사업자 대출이나 중기업, 소기업에 대한 대출 등 규제를 피해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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