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모처럼 반등하고 있습니다만, 미국 시장은 아직 AI 거품론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시장 하락을 예상했던 투자기관들이 데이터센터에 도입한 GPU 가속기의 가치가 부풀려졌다면서 잇따라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지속 가능한지에 의문이 깊어진 건데, 이번 주 수요일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이 이 모든 논란의 변곡점이 될 전망입니다.
뉴욕 김종학 특파원 연결합니다.
시장의 충격이 오늘은 조금 가라앉은 것일까요? 2년간 침묵하던 '빅쇼트'의 주인공들이 다시 경고를 하고, 월가 IB들까지 동조하고 있다는데 근거가 있는 얘기입니까?
<기자>
네 월가는 지금 거품 붕괴 논쟁이 한창입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붕괴를 예측한 인물 중 한 명인 마이클 버리가 대형 기술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두고, 현대판 분식회계라는 평가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현재 논쟁이 한창이 이 문제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 즉 GPU의 사용 연한에 따른 감가상각을 회계 장부에 얼마나 반영하고 있느냐 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쉬지 않고 가동하는 엔비디아 GPU 반도체의 실제 수명이 2~3년에 불과한데도, 회계장부상 5~6년으로 잡아 비용을 축소하고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는 겁니다.
마이클 버리는 이로 인해 이들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3년간 1,760억 달러의 감가상각을 과소계상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과잉 투자 우려에 주가가 급락한 메타 플랫폼은 올해부터 서버 장비 내용 연수를 5.5년으로 1년 더 연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문제는 이러한 주장이 영화같은 음모론으로 치부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월가 각종 보고가 쏟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JP모간,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스와 같은 월가 투자은행들은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로 직접 수수료를 챙기는 이익 주체이지만, 한편에서 시장의 위험 요소라는 내부 관측을 내놓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비관적 전망으로 지난주 위기론을 키운 JP모간은 향후 5년간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5조 3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7,700조 원에 달하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체 현금흐름과 채권 발행으로는 이를 채우지 못하고, 1조 4천억 달러가 부족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모건스탠리 분석에서도 빅테크 기업들은 2028년까지 앞으로 3년간 3조 달러, 우리 돈으로 4,200조 원에 달하지만, 자체 현금으론 절반도 채우지 못한다고 전망합니다.
순다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 등은 지난해부터 과잉투자보다 과소 투자로 인한 도태 위험이 더 크다면서 이러한 천문학적인 투자를 정당화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자산대비 현금 비중이 43%에 달하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3분기에 16%까지 그 비율이 줄었습니다.
트럼프 정부들어 AI 인프라 수주를 집중적을 받은 오라클은 가장 빚을 많이 떠안은 기업, 이로 인해 시장에서 이러한 부실 위험은 헤지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납니다.
실제 오라클의 디폴트 위험을 반영한 신용부도스와프(CDS) 비용은 6주 만에 2배 이상 폭등했는데, 바클레이즈는 오라클이 지금처럼 투자하면 내년 11월 현금이 고갈될 수 있다고 봤고, 무디스와 S&P 등 신용평가사들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AI 투자가 기존 사업을 흔들 위험, 막대한 투자 비용의 리스크를 감당할 생존 경쟁이 되는 흐름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530조 원의 현금을 가진 워런 버핏이 구글에 첫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시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투자는 막대한 현금을 쌓고 있던 버크셔 해서웨이의 올해 투자 중 가장 파격적인 결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주 금요일 정규 거래 마감 이후 기관 공시를 통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식 1,780만 주를 신규 매수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브릿지워터 등 주요 헤지펀드들이 AI 거품을 우려해 관련 비중을 줄이는 시점에 나온 역발상 투자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월가는 이번 투자를 사실상 은퇴한 버핏 본인이 아닌 후계자 그렉 아벨의 첫 대형 투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과거 애플 투자 당시에 기술주가 아닌 소비재 기업 투자로 정의한 것과 같이, 알파벳이 AI 운용에 투입하는 비용을 낮추면서 미래 현금흐름을 키운 점에 주목했다는 평가도 얻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이 모든 논란의 해답은 이번 주 수요일 엔비디아 실적에서 나올 텐데요. 공급망에서 이미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고요? 월가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기자>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과 젠슨 황 CEO의 발언은 이번 AI 거품론의 진위를 가릴 결정적 변곡점이 될 전망입니다.
현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가 단순 비용으로 치부되며 부정적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는데, 엔비디아의 매출이 예상을 뛰어넘는다면 이러한 비관론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월가는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을 547억 9천만 달러, 주당순이익을 1.25달러로 예상하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넘는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 매출을 제외하고도 중동과 우리나라 등 각국의 인프라 투자 경쟁이 성장세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입니다. 오펜하이머는 차세대 AI 반도체 수요가 매우 강력하며, 새로운 GB300 울트라 주문은 이미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문제는 엔비디아의 핵심 고객사들이 먼저 보낸 경고 신호입니다. 엔비디아가 지분을 투자한 클라우드 플랫폼 코어위브는 데이터센터 지연 문제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뒤 주가가 급락했고 , 유사 업체인 네비우스 역시 매출이 기대를 밑돌았습니다.
여기에 AI 붐의 초기 투자자였던 소프트뱅크마저 58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각했습니다. 소프트뱅크 CFO가 AI 버블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언급하는 등 시장의 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앵커>
초대형 기술 기업들 조차 안정적인 자금 조달,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는 것 현실이 된 것 같습니다.
우리 시간으로는 목요일 오전에 전해질 엔비디아의 실적이 더욱 중요한 이벤트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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