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으로 안정을 찾아가던 원·달러 환율이 또 다시 오르며 1,460원 중후반대까지 상승했습니다.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달러 인덱스가 99.5를 넘어서는 등 달러화 가치가 다시 강세 흐름을 보인 영향인데요.
간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엇갈린 목소리를 냈습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천천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반면,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고용시장은 여전히 약하고 정체에 가깝다면서 오는 12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시장에선 미 연방 정부의 길었던 셧다운 여파로 주요 경제 지표 발표에 차질이 생기자, 금리 인하 신중론이 힘을 받는 모습입니다.
이에 지난달 FOMC 회의 당시 90%에 달했던 금리 인하 가능성은 46%대로, 절반 아래까지 떨어졌는데요.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 10곳 중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노무라 등 두 곳이 연준의 연내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내 한 차례 인하를, 노무라는 두 차례 인하를 예상했다가 이달 초 모두 연내 동결로 전망을 바꾼 건데요.
이처럼 연준의 동결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여지도 좁아지는 분위기입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폭과 시기, 혹은 방향 전환은 앞으로 나올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금리 인하 기대는 더욱 위축됐는데요.
시장은 11월 동결은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멈추고 동결로 전환할 경우, 한미 금리차 축소 속도도 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연준이 두 차례 금리를 내리며 금리차는 1.5%p까지 좁혀졌지만,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역전 상황은 이미 40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고환율 국면에서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내릴 경우 자본 유출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부담도 크고요.
여기에 원화 약세는 이미 수입물가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입물가는 지난 7월부터 넉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고, 10월 상승폭은 9개월 만에 가장 컸습니다.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되는 만큼. 물가 안정에 집중해야 하는 한은 입장에선 금리 인하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다음주 목요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창용 총재가 금리 인상 검토 여부와 향후 인하 기조 유지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뉴스브리핑이었습니다.
CG: 정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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