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은행 예금 상품 최고금리가 약 반 년 만에 연 3%대로 다시 올라섰다.
4분기 대규모 예·적금 만기를 앞두고 은행권 금리 경쟁이 뜨거워져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며 시장금리가 상승한 영향도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7일 '신한my플러스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80%에서 3.10%로 0.30%포인트(p) 높였다.
뿐만 아니라 1년 만기 기준 기본금리 연 2.90%에, 우대 조건(6개월간 정기예금 미보유·입출금통장에 건별 50만원 이상 소득 입금)을 충족하면 0.20%p를 더 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규 가입 고객이 아니어도 소득 입금 조건만 충족하면 연 3%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4일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80%에서 3.00%로 높였다. 다만 신규일 직전년도 말 기준 우리은행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고객만 3% 금리가 적용된다. 1년 만기 기준 기본금리는 연 2.00%다.
은행들이 이달에만 서너차례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인상하면서 약 반년 만에 주요 은행에 금리 3%대 정기예금이 등장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55∼2.85%다.
약 한 달 만에 금리 상단이 0.25%p 높아졌다.
이에 은행권 예금 금리가 2금융권인 저축은행 평균보다도 더 높아졌다. 지난 18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68%에 불과했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 예금 금리도 오른 것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지는 와중에, 오히려 인상 기조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까지 최근 더해지면서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대까지 뛰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8월 14일 2.498%에서 이달 18일 2.820%까지 상승했다.
예·적금 만기가 올해 4분기에 집중되어 은행들이 고객 유치 차원에서 금리를 앞다투어 올리는 측면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예금 금리를 올리는 분위기"라며 "정기예금 유치 경쟁도 조달 비용을 높이는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2022년 말 정기예금 금리가 5%대까지 올랐을 때 3년 만기 상품 등에 가입하고 이제 만기가 되거나 매년 만기를 연장해온 경우가 꽤 많은 것으로 안다"며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 경쟁이 심화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예금 금리가 높아지자 주요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들어 보름 새 9조원 가까이 늘었다.
5대 은행의 지난 17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74조1천64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965조5천689억원)보다 8조5천954억원 늘었다.
하루 평균 약 5천56억원 늘어, 지난 5월(일평균 5천934억원 증가)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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