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우리나라 수출이 반도체와 승용차 호조에 힘입어 순항 중입니다.
이에 무역흑자를 기록하면서 국내로의 달러 유입이 계속되는 사이 원달러환율은 상승 폭을 확대하며 1,480원을 넘보는 상황입니다.
뉴욕증시 급락에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원화 약세로 이어진 모습인데, 일각에선 4분기 환율이 1,500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경제부 박승완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수출입 상황부터 짚어보죠.
<기자>
이달 들어 어제까지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384억 7천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보다 8.2% 늘었는데요.
이 기간 조업일수는 1년 전과 같았는데, 이를 기준으로 따져본 하루 평균 수출액 역시 8.2% 상승한 걸로 나타납니다.
반도체가 27%, 승용차 23% 넘게 증가하며 전체 수출을 이끌었는데요.
반도체의 경우 AI 급성장에 수요가 폭발한 데다, 가격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슈퍼 사이클'에 접어든 덕을 톡톡히 보는 중입니다.
이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3%로, 4분의 1을 넘어섰습니다.
자동차는 지난달 29% 급감하는 등 8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렁에 빠져있었는데, 이를 끊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는데요.
미국과의 관세 협의가 이달 초부터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수출 반등의 기대를 모읍니다.
<앵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미 수출은 물론 대중 무역까지 위축되는 상황에서, 수출시장과 품목을 다변화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요?
<기자>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10.2% 증가했습니다. 대미 수출은 올해 들어 감소세를 이어오다가 이번 달 상승 전환 신호를 나타내고 있고요.
이는 전체 무역 수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는데요. 이달 중순 수입액은 360억 7천만 달러, 무역수지는 24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수출 전반이 선전하고 있는데도 환율은 내려앉기는커녕 직전 야간 시장에서 1,47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유가 뭐죠?
<기자>
지난 4월 8일 1,479원 이후 7개월여 만의 최고치인데요. 1주일 전 1,450원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환율은 뉴욕증시가 출렁이면서 전반적인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팩트 시트 발표로 미국과의 관세 협의가 마무리되면 환율이 진정국면에 접어들 거란 예상이 빗나간 건데요.
정부는 해외로 나가는 달러가 들어오는 양보다 많아 달러 부족 상황이 계속되는 점을 주된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원인은 기업들의 달러 선호도 꼽히는데요.
구윤철 부총리는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수출 기업들이 해외 투자 등을 고려해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틀 전 발표된 한국은행의 국제대차대조표에 주목합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가 늘어나면서 대외금융부채가 늘었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증권투자, 즉 대외금융자산 증가 폭이 더 커서, 수급상의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거죠.
<앵커>
앞으로의 환율 전망도 살펴보죠?
<기자>
금융·통화당국 수장들은 외환시장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외환당국 개입이 이어지면서 내년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는데요. 구조적인 외환 수급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정부는 적정 환율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며 시장에 결정을 맡기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1,480원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구두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행은 다음 주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요. 현 경기에 대한 진단과 앞으로의 금리 경로에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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