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효과'가 하루 만에 사라지고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의 폭발적인 수요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고,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 공급부족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홍헌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는데, D램 판매 영향으로 봐야겠죠?
<기자>
이번달 반도체 수출이 1년전에 비해 27% 급증했습니다.
오늘 (21일) 발표한 11월 1~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77억 달러에서 올해 98억 달러로 크게 늘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GPU 판매 증가 등으로 HBM 수요가 늘었고, 기존 D램의 가격이 폭등한 점이 원인입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전 21.6%에서 25.3%로 3.7%p 확대됐습니다.
미국에 수출한 액수도 5.7%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도 두 달 연속 상승했는데, D램 가격이 전월 대비 무려 28.1%나 뛰었습니다.
<앵커>
엔비디아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AI 거품론이 잦아드는 것처럼 보였는데, 여전히 시장은 우려하는 모습입니다. 우리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모든 게 'AI 거품론'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주가는 하락했지만 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슈퍼사이클입니다.
어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앞으로의 성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젠슨 황은 "이번 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이 500억 달러를 넘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026년 말까지 블랙웰과 차세대 AI 가속기인 루빈의 매출이 총 5천억 달러(약 73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엔비디아의 2026 회계연도 매출이 약 2천억 달러로 예상되는데, 젠슨 황의 말대로라면 회계연도 2027년에는 두 배 이상 뛴다는 의미입니다.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루빈에는 HBM4가 탑재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공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주요 고객사와 HBM 1년 물량을 모두 계약했다고 밝힌 바 있고, 삼성전자도 HBM4 샘플을 보낸 상황입니다.
HBM4는 가격이 HBM3E 대비 1.5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졌는데, 두 회사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앵커>
사실 메모리 반도체는 HBM 보다 일반 D램의 매출 비중이 더 크잖아요? 또 낸드 플래시 분야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 D램과 낸드 모두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공급부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요?
<기자>
삼성과 SK의 반도체 전체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안 됩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전체 매출에서 HBM의 비중은 약 35% 정도이고, 삼성전자는 그보다 낮습니다.
그만큼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도 중요하다는 겁니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투자에서 시작된 전방위적인 반도체 수요 증가로 D램과 낸드 가격이 모두 치솟고 있습니다.
DDR5의 가격은 지난 9월 6달러에서 이번 주에는 24달러로 두 달 반만에 4배나 뛰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이 지속돼 D램 가격이 내년 2분기까지 지금보다 1.5배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삼성과 SK의 신규 공장도 2027년에나 본격 가동될 예정이어서 내년까지는 공급을 늘리는 게 어렵습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이 동반 1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DS)는 올해 매출은 125조 원, 내년은 170조 원이 예상되고, SK하이닉스는 올해 92조 원, 내년 140조 원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오전에는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가 났습니다.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임됐는데,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삼성 반도체 사업부(DS) 부문장을 맡고 있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임됐습니다.
삼성에서는 만 65세가 되면 용퇴하는 관례가 있었는데, 올해 만 65세인 전 부회장은 임기를 더 이어갑니다.
전 부회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메모리 사업부 사장을 맡았다가 지난해 구원투수로 투입됐는데, 반도체 사업부 반등을 이끈 점이 높게 평가받았습니다.
스마트폰과 가전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DX 부문장 사장은 직무대행을 떼고, 정식 부문장이 됐습니다.
고도화된 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S26과 Z폴드7의 판매 호조로 부회장 승진도 예상됐지만 올해는 정식 부문장을 먼저 달고, 내년 부회장 승진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의 기술 연구를 총괄하는 SAIT 원장에는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를 임명했습니다.
SAIT 원장은 전영현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었는데, 세계적인 석학인 박 교수를 앉혀 삼성의 AI와 반도체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는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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