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화의 실질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추락했다.
23일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올해 10월 말 기준 89.09포인트로, 한 달 전보다 1.4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월 말(88.88) 이후 16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올해 3월 말의 89.29보다도 더 낮은 수준이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로,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한다.
결국, 실질실효환율 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국제 교역에서 원화가 지닌 구매력이 하락했다는 의미다.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외환위기 당시 최저 68.1, 금융위기 당시 최저 78.7까지 추락한 적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95선 아래로 내려왔다가 12월 계엄 사태를 계기로 90선까지 뚝 떨어졌고, 최근까지 비슷한 수준에서 횡보해왔다.
문제는 유독 원화가 '최약체'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지난달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BIS 통계에 포함된 64개국 중 일본(70.41), 중국(87.94)에 이어 세 번째로 수치가 낮았다. 특히, 지난 10월 한달간 실질실효환율 하락 폭(-1.44p)은 뉴질랜드(-1.54p)에 이어 64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컸다.
이와 관련, 외환시장 안팎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으면서 원화가 다른 나라 통화보다 큰 폭으로 약세인 만큼 실질실효환율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형준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보다 매파적인(통화 긴축 선호) 결정을 내릴 경우 달러 강세 압력이 높아질 수 있고, 일본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따른 엔화 약세도 환율 상단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며 "이런 요인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1,500원 선도 방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NH선물 리서치센터는 최근 발표한 외환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치 상단을 1,540원으로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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