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해 9월 관련 법률이 공포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정부는 4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시장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BDC는 비상장 벤처기업과 혁신기업 등에 집중 투자하는 공모펀드 형태의 투자기구로, 미국에서는 이미 40여 년간 제도가 운영되며 총 50개 기업이 상장돼 1,59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바 있다.
이번 개정안은 BDC가 국내 벤처·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한 세부 규제를 담고 있다. 우선 BDC는 전체 자산의 60% 이상을 비상장 벤처·혁신기업과 코넥스·코스닥 상장 중소형 기업, 벤처·신기술투자조합 등에 투자해야 한다. 다만 자금 쏠림 방지를 위해 코스닥 상장기업은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로 제한되고, 벤처조합과 코스닥 상장기업 각각의 투자 비중은 최소 투자비율 산정 시 30%까지만 인정된다. 주요 투자수단은 주식과 CB·EB·BW 등 주식연계채권으로 정해졌으며, 금전 대여는 전체 주투자대상 투자액의 40% 이내에서만 허용된다.
BDC는 전체 자산의 10% 이상을 국공채와 예금, MMF 등 안전자산으로 보유해야 하며, 나머지 30%는 일반 공모펀드 규제 범위 안에서 자율 운용할 수 있다. 단일 기업에 대한 과도한 집중도도 제한된다. 동일 기업에 동일 방식으로 자산의 10% 이상을 투자할 수 없고, 보유 지분도 50%를 초과할 수 없다. 같은 운용사가 관리하는 벤처조합 등에 BDC 자산의 절반 이상을 재간접 투자하는 편법도 금지된다.
비상장 자산 투자 특성상 규제 위반 시 유예기간은 일반 공모펀드보다 대폭 늘린 것이 특징이다. 규제 충족이 어려운 경우 기본 1년의 유예가 부여되며,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심의위원회가 필요성을 인정하면 최대 2년까지 적용이 미뤄질 수 있다. 비상장 주식 가격 상승으로 특정 자산 비중이 자연스럽게 커져 발생하는 규제 위반에도 최대 2년까지 유예가 가능하다.
투자자 보호장치도 강화됐다. BDC 설정 최소 규모는 300억원 이상이며, 만기 5년 이상이 의무화된다. 운용사는 최소 5%에서 1%까지 시딩투자를 해야 하며, 투자 지분은 최소 5년 또는 전체 만기의 절반 기간 중 더 긴 기간 동안 보유해야 한다. 투자 심의위원회는 외부 전문기관의 가치평가를 토대로 투자 타당성을 판단해야 하며, 공정가액 평가는 분기별, 외부 평가는 반기별로 실시된다. 투자기업 가치나 자산 구성에 5% 이상의 변동이 생기면 수시 공시가 요구된다.
BDC를 운용하는 회사의 인가 요건은 증권집합투자업 수준으로 설정됐다. 자기자본 40억원과 증권운용전문인력 4명,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전산 담당 인력 각 1명 이상을 갖춰야 한다. 다만 벤처·신기술조합 운용 경력 3년 이상이면 일부 인력을 전문인력으로 인정해 초기 시장 진입 장벽을 완화했다.
이와 함께 공모펀드·금융투자업 제도 합리화를 위한 여러 개선 조치도 병행된다. 한국과 동일한 신용등급 이상 국가의 국채는 최대 100%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ELB·DLB 중심 펀드의 시딩투자 의무도 면제된다. 외국 금융투자업자의 국내 조직형태 전환 절차는 모회사가 동일할 경우 대폭 간소화된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규제 심사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내년 3월 17일 자본시장법 시행에 맞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BDC 도입을 통해 비상장·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일반 투자자도 보다 투명하고 안전한 구조 안에서 혁신기업 성장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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