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와 2차전지 관련 대형 종목의 대차거래 잔액이 급증하고 있다. '공매도 실탄'으로 불리는 대차거래잔액이 100조원을 웃돌자 시장에서는 공매도 잔액이 늘어난 만큼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전날 기준 대차거래 잔액은 총 114조4,6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최고치로 지난 3월 말 공매도 재개 당시 65조7,719억원과 비교하면 6개월여 만에 50조원가량 불어난 금액이다.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먼저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매수해 차익을 얻는 투자 전략이며 대차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으로 통상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통한다. 대차거래 잔액이 치솟으면서 공매도 거래량도 동반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차거래 잔액 상위 종목들은 반도체와 2차전지 대형주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한 달(11월 3일~12월 4일)간 대차거래 잔액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11조2,138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10조4,696억원)가 뒤를 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들어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가 급등한 가운데 단기간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인공지능(AI) 거품론 우려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1조9,612억원)와 에코프로비엠(1조5,443억원)이 각각 대차거래 잔액 상위 1, 2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시가총액에서 공매도 순보유잔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났는데 10월 말 기준 4%대에 불과하던 에코프로의 시총 대비 공매도 순보유잔액 비중은 2일 6.16%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공매도 잔액은 공매도를 실행한 주식 중 아직 되사서 갚지 않은 잔여 물량을 뜻하는 것으로 잔액 비중이 클수록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경제에 "일반적으로 대차거래 잔액이 늘면 향후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하는데 대차거래 잔액과 공매도가 늘어나면 증시 하락세를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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