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진웅(49)이 청소년 시절 범죄 전력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하자 배우 활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데뷔 21년 만에 사실상 은퇴를 선언한 것으로 충격과 함께 파장도 커지고 있다.
조진웅은 지난 6일 소속사를 통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며 "앞으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고교 시절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의 일이었다.
조진웅은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데뷔한 이후 '솔약국집 아들들'과 '비열한 거리' 등을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2010년대 들어 '범죄와의 전쟁', '명량', '시그널' 등 굵직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주연급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정의로운 형사나 검사 등의 인물을 주로 맡아 강한 이미지가 구축돼 있었던 만큼, 과거 논란은 충격을 더했다. 여러 영화에서 독립투사로 등장하면서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에 국민 특사로 참여하고, 올해 제80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대표 낭독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력을 배경으로 초국가범죄 조직의 추격기를 그린 SBS 스페셜 다큐 '범죄와의 전쟁'의 내레이션(해설)도 맡았다. 현재 방송 중인 4부작 다큐멘터리로, 조진웅의 은퇴 선언 직후 SBS는 해설자를 교체하고 이미 방송된 분량도 수정을 진행 중이다.
그의 과거가 알려지면서 여론이 싸늘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소년법 목적이 반사회성을 교정하고 건전한 성장을 돕는 것임을 고려할 때 과거 소년보호처분 이력을 문제 삼아 비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소년법 취지는 성장 과정에서의 재기를 돕기 위한 것인 만큼 수십 년이 지난 과거를 근거로 낙인을 찍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조진웅의 경우 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소년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년간 노력하여 사회적 인정을 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것"이라며 "지금도 어둠 속에 헤매는 청소년에게도 지극히 좋은 길잡이고 모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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