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국내 일자리 증가율이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11일 발표한 '2024년 일자리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일자리는 2천671만개로, 전년 대비 6만개(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1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일자리 증가 규모는 2020년 71만개, 2021년 85만개, 2022년 87만개 등 80만개 안팎을 유지하다 2023년에 20만개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는 사실상 제자리걸음했다.
가장 큰 원인은 건설업 침체였다. 건설 경기 악화가 건설업뿐만 아니라 관련 파생 산업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건설 부문에서만 6만개가 줄었다.
건설업 외에 금융·보험(-6만개), 운수·창고(-6만개)에서도 감소 폭이 컸다.
대신 보건·사회복지(13만개), 제조업(5만개), 협회·수리·개인(4만개) 등 산업에서 일자리 증가를 떠받쳤다.
대기업 일자리는 443만개로 1년 전보다 8만개 줄어들었다. 사상 처음 감소했던 작년(-4만개)에 이어 감소 폭을 키웠다.
중소기업 일자리도 1천644만개로 1만개 줄었다. 중소기업 일자리가 감소는 통계 작성 시작 후 처음이다.
연령대별로는 50대 일자리가 643만개(24.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40대(603만개·22.6%), 30대(531만개·19.9%) 순이었다. 반면 20대 일자리는 328만개로 15만개 감소하며 2년 연속 줄어들었다.
40대도 전년보다 17만개 감소했다. 반대로 60대와 70세 이상은 각각 15만개 늘어 고령층 중심의 고용 확장이 두드러졌다.
임금근로 일자리는 2천175만개로 전년대비 2만개(-0.1%) 줄어 통계 작성 이후 첫 감소를 기록했다. 비임금근로 일자리는 496만개로 8만개(1.6%) 증가했다.
성별로 남성은 1천501만개로 6만개(-0.4%) 감소했지만, 여성은 1천170만개로 11만개(1.0%) 늘어나면서 다른 흐름을 보여 격차가 줄었다.
남성은 건설업 부진, 여성은 보건·사회복지 호조의 영향이라고 데이터처는 풀이했다.
한편 이번 통계에서 말하는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를 의미하며, 통상 고용통계에서 쓰는 취업자와는 다르다. 예컨대 한 사람이 평일에는 회사에 다니고 주말에는 학원 강사로 일한다면 취업자는 1명이지만 일자리는 복수로 집계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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