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K팝 업계에도 영향이 번지고 있다. 중국 내에서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그룹의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일부 멤버가 배제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13일 가요계에 따르면 걸그룹 르세라핌은 오는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 예정이던 첫 번째 싱글 '스파게티'(SPAGHETTI) 팬 사인회를 전격 취소했다. 행
사를 주최한 메이크스타는 공식 SNS를 통해 "불가항력으로 인해 여러 유관부서와의 신중한 논의 끝에 부득이하게 취소를 결정했다"며 "이벤트 취소에 따른 추가 보상 방안은 현재 유관 부서와 확인 중이다. 본 이벤트를 취소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오랜 시간 기다려 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중일 갈등을 고려하면 일본인 멤버의 존재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르세라핌 멤버 5명 중 사쿠라와 카즈하는 일본인이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었다. 그룹 클로즈유어아이즈(클유아)는 지난 6일 중국 항저우에서 팬 미팅을 진행했지만, 일본인 멤버 켄신은 행사에서 빠졌다.
같은 날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인코드 엔터테인먼트 연습생 팬 미팅도 당일 취소됐다. 이 행사에는 '보이즈 2 플래닛' 출신 일본인 마사토·센 등이 출연 예정이었다.
인코드는 "행사 당일 새벽 예기치 못한 중대한 불가항력 사유가 발생해 이벤트 진행이 불가능해졌다"며 "가능한 모든 대안을 끝까지 모색했지만 최종적으로 전체 행사 취소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K팝 가수의 중국 현지 대규모 공연은 열리지 않았지만, 노래 무대가 없는 소규모 팬 미팅은 가능한 상황이었다. 최근 '한한령' 완화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었지만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팀의 팬 미팅이나 팬 사인회까지 차질을 빚는 경우가 생기자 이제는 '한일령'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사진=쏘스뮤직)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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