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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美 중앙은행(Fed) 통화정책 프레임워크…2026년에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국제경제읽기 한상춘]

김보선 기자

입력 2025-12-15 09:24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통화정책 프레임워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은 역사상 가장 공로가 컸던 토마스 라우바흐 전 국장을 기리기 위한 컨퍼런스가 열렸다. 라우바흐 컨퍼런스에서 논의됐던 내용은 같은 해 8월에 열렸던 잭슨홀 미팅에서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내년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프레임워크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Fed의 목표부터 살펴봐야 한다. 1913년 설립 이후 Fed는 물가 안정을 1선 목표로 통화정책을 운용해 왔다. 1930년대 대공황, 1980년대 초 2차 오일쇼크 이후 들이닥친 스테그플레이션 등으로 고비를 맞은 적이 있지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1선 목표를 잘 지켜왔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 수확 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네트워크 산업의 부상으로 통화정책의 프레임워크가 변하기 시작됐다. 생산할수록 물가가 떨어지는 고성장·저물가의 신경제 국면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1선 목표가 달성된 것처럼 착시 현상이 발생했다. 통화정책 목표와 프레임워크 간 불일치는 2008년 이후 금융위기로 귀결됐다.




금융위기 극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2012년에 착시 현상을 제거하기 위해 통화정책 목표부터 바뀌었다. 양대 책무(dual mandate)로 물가 안정에 고용 창출 목표를 추가했다. Fed 역사상 100년 만에 가장 큰 변화였다. 그 이후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까지 통화정책을 되돌아보면 전자보다 후자에 더 주력해서 운용해 왔다.

종전의 금융 시스템과 시장이 작동되지 않는 코로나 사태로 통화정책 목표와 프레임워크 간 불일치를 더 이상 끌고 갈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인플레이션이 경기와 같은 총수요 요인이 아니라 공급망 붕괴와 같은 총공급 요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때 도입됐던 것이 ‘유연한 평균물가목표제(FAIT·Flexible Average Inflation Targeting)’다.

내년에는 코로나 사태가 끝난 지도 어느덧 5년째 접이든다. 무너졌던 금융 시스템(특히 통화정책 전달경로)과 시장도 어느 정도 복원됐다. 과도기 성격을 띠었던 FAIT를 어떻게 개편해야 할 것인가를 놓고 자연스럽게 논의할 때가 됐다. 2026년은 통화정책 프레임워크가 아홉 가지 현안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1913년 설립 이후 생명처럼 여겨왔던 Fed의 독립성을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예고도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인사 개편, 금리인하 요구 등으로 Fed 흔들기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9월 이후 FOMC 회의에서 극적으로 참가했던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 요구대로 빅컷을 주장했다. 2026년부터 차기 의장까지 친트럼프 키즈로 채워지면 금리인하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Fed 목표에 대한 재설정해야 한다. 물가 안정을 1선 목표로 여겨왔던 Fed가 2012년부터는 고용 창출을 2선 목표로 첨가했다. 하지만 양대 책무의 근간이 됐던 물가와 고용 간 필립스 관계 약화 등으로 금리 변경에 혼선을 빚어왔다. 내년에는 금리인하를 강하게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수용할 친트럼프 키즈가 Fed를 장악되면 물가 안정보다는 고용창출에 더 무게가 실릴 확률이 높다.



셋째, 경제지표(data dependent) 방식에 대한 재점검이다. 이 방식에 따라 통화정책이 운용되려면 경제지표는 현실을 신속하게 반영해야 한다. 예측 지표도 최소한 추세는 맞아야 하고 예상치에서 실적치를 빼 백분화한 절대 오차율이 30% 이내로 들어야 하지만 그 어느 하나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능력하다고까지 평가절하했다.

넷째, Fed 내 계량경제팀(Ferbus=FRB+US)의 예측력 제고도 시급한 과제다. 뉴앱노멀 시대에서는 모델에 의한 경제전망(SEP)은 예측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계열 자료의 연속성이 약화돼 가변수(dummy)를 많이 써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예측력이 가장 높다는 경기사이클연구소(ECRI)의 큐브 방식 도입 등과 같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다섯째, 점도표(dot plot) 유용성에 대한 검토다. 트럼프 집권 1기부터 논란이 됐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의 정치화는 집권 2기 들어 더 심해졌다. 시장과 경제주체를 안내하기 위해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륜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금리 변경 의향을 나타나는 점도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의향을 반영하면 그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여섯째, 도입 때부터 한시적인 성격을 띠었던 FAIT를 폐지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발생 주요인이 총수요에서 총공급으로 바뀌는 과도기에는 특정 시기의 물가를 잣대로 금리를 변경하는 것은 위험하다. 오히려 일정 기간 평균 물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안정하다는 인식에 따라 도입된 것이 FAIT다. 코로나 사태 끝난 지도 5년이 돼간다. 자연스럽게 FAIT를 폐지해야 할 때도 됐다.

일곱째, 중장기적으로 검토해 왔던 기준금리도 이제는 변경돼야 한다. Fed가 기준금리로 삼아왔던 FFR(연방기금금리)이 시장 금리 간의 체계가 약화돼 수수께끼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9월 이후 기준금리를 낮췄는데 10년물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이제는 2015년부터 보조지표로 활용했던 on RRP(익일 환매 금리)를 채택하는 방안을 결정할 때가 됐다.

여덟째, 지니어스법 통과에 따른 고민 사항도 결정해야 한다. 디파이(DeFi)를 전제로 한 스테이블 코인이 통용되면 디지털 법정 화폐(CBDC)를 폐지할 것인가 아니면 병행해 나갈 것인가를 확정해야 한다. 결과에 따라 시뇨리지(seiniorage·화폐발행차익)을 누가 가져갈 것인지 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이 의외로 크게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2026년에는 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프레임워크가 의외로 크게 변화될 것으로 보는 것도 위와 같은 여덟 가지 근거에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중앙은행과 법정화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독립성이 크게 훼손당할 가능성이다. 각국 국민은 인플레이션이 2025년보다 높아 경제고통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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