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지표를 소화하며 일제히 약세를 보이던 3대 지수는 장 후반 들어 나스닥이 상승 전환하며 혼조로 마감했습니다. 예상보다 높아진 실업률과 제자리걸음을 한 소매판매 그리고 4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유가 등 세부적으로 데이터 하나하나의 낙폭과 충격은 덜하더라도 모아보면 미국의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우선 셧다운으로 지연됐던 10월과 11월 고용보고서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이번 데이터에 대한 블룸버그의 총평을 빌려보면, 노동 시장이 점진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기존 추세와 일치하는 수준을 보였습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1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비 6만 4천 건 증가했습니다. 10월 비농업 일자리는 10만 5천 건 감소하며 5년래 최대 감소폭을 보였는데 이는 연방 정부 일자리의 대규모 감소 때문입니다. 그리고 11월 실업률이 4.6%로 4년래 최고를 기록해 9월의 4.4% 그리고 월가의 예상인 4.5%를 모두 웃돌았습니다. 월가에서는 대체로 이번 데이터가 1월 금리 인하로 기울게 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제너스 헨더슨 인베스터스는 “이번 데이터는 고용 약화 추세를 보여주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승과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기대치를 크게 바꿀 수 없다”고 짚었습니다. 파월 의장 역시 언급했듯이 데이터 신뢰도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데이터 지연과 왜곡을 고려할 때 연준이 오늘 발표된 보고서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을 것이며 12월 고용보고서가 의미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데이터 발표 후,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1월 금리 인하 확률은 이전과 동일한 24%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경제 지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이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소비가 경기 하방을 떠받쳤습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종료되며 자동차 판매가 부진하자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습니다. 다만, 이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5% 증가해 예상을 웃돌면서 미국 소비가 비교적 견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GDP 산정에 반영되는 핵심 소매판매는 0.8% 증가해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장바구니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에도 소비자들이 연말 쇼핑 시즌 초반부터 지출을 늘리면서 백화점과 온라인 소매업체의 매출도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많은 소비자들이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과 높은 생활비에 대한 불만으로 할인 상품을 찾으면서 소비 지출을 신중하게 하고 있으며 최근 K자형 양극화가 뚜렷해지면서 소비 증가세는 주로 부유층이 이끌었습니다.
한편, 외신들은 최근 투자자들의 고민은 ‘내년을 앞두고 AI 거품에 대비해 비중을 줄일지 아니면 판을 바꿀 기술이라고 보고 투자를 더 늘릴지’라고 짚었습니다. 최근 시장의 우려에도 월가에서는 여전히 긍정론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UBS는 “AI 컴퓨팅 수요가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AI 분야의 가치 창출은 인프라 구축을 넘어 점점 더 핵심 부분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거품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오픈AI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이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과 반도체 생산 증대 프로젝트 등에 필요한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스피드 법안’이 하원에서 진전을 보이며 이번주 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점도 향후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시장의 걱정처럼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는 “아직 정점을 단정짓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지만 현재 반도체 사이클이 상당히 후반부에 접어든 시점이므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대체로 시장의 붕괴가 아닌 주도주가 바뀌는 순환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씨티는 “AI 순풍은 지속되겠지만 하이퍼스케일러에서 벗어나 AI 도구를 실제로 비즈니스에 통합해 생산성을 개선할 수 있는 기업으로 초점이 옮겨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간스탠리는 헬스케어와 가치주, 경기민감주 그리고 소형주를 주목하라고 짚었습니다. 이렇게 시장을 주도해 온 AI 종목이 흔들리고 있지만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 기록에서 1% 이내에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의 강세장에 대한 믿음이 여전히 크다고 전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설문조사 결과 투자자들의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4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의 내년 말 S&P500 지수의 전망치 역시 7,500으로 현재보다 약 10% 높은 수준이며 7,000 이하를 제시한 곳은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월가에서는 내년에도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혜영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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