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의 옵션 만기일에도 뉴욕 증시가 상승 마감하며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 오른 6,834.85, 나스닥 지수는 1.3% 상승한 2만 3,307.62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등에 따르면 이날 약 7조 1,0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선물 옵션이 동시에 만기를 맞이하는 시기로,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뉴욕 증시 거래량은 260억 주를 넘어서며 지난 1년 평균 대비 50%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변동성 확대에 대한 일각의 우려와 달리 대형 기술기업의 AI 인프라 투자 지속 가능성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드라이브가 시장 심리를 떠받쳤다.
◆ 트럼프 "약가 인하 혁명..다음은 보험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머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 등 9개 주요 제약사가 자발적 약가 인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화이자, 일라이 릴리 등 5개사가 서명했으며, 다음 주 존슨앤드존슨까지 총 15개사가 정부 정책에 맞춰 기존 약물, 치료제 가격을 내릴 예정이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사노피는 혈전 용해제 가격을 750달러에서 16달러 미만으로 낮추고, 브리스톨 마이어스스큅은 HIV 치료제를 1,500달러에서 217달러로, 길리어드는 C형 간염 치료제를 기존 가격의 1/10 수준인 2,500달러 미만에 판매한다. 트럼프 대통령을 “수십 년간 미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값을 강요받았다”며 이번 조치를 두고 “미국 의료 역사상 환자 비용 부담에 대한 가장 위대한 승리"라고 자평했다.
미 대형 제약사들은 내년 1월 출범하는 약물 직거래 웹사이트 트럼프알엑스(TrumpRx)에 주요 치료제를 등재하는 대신 앞으로 3년간 제약 특별 관세를 면제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보다 더 큰 문제는 다른 나라들”이라면서 “안 하면 관세 10%를 매긴다고 했더니 즉시 하겠다고 하더라”면서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옹호 발언을 이어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보험사 주가는 2%가 아니라 1,800%올랐는데, 이는 걷어내야 할 것이 아주 많다는 의미”라며 이달 말 보험사들을 불러 직접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지난주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간 골드카드 영주권 매출 규모도 일부 공개했다. 그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며칠 만에 얼마나 팔았나" 되묻고서는 "13억 달러 어치(약 1조 9천억 원 상당)나 팔렸다"고 밝혔다. 비자 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하버드나 와튼 스쿨 같은 최고의 학교 졸업생은 기업이 채용하고 싶어도 비자가 없어도 24시간 내에 쫒겨났지만, 더 이상 쫒겨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업이 돈을 좀 더 내야하지만, 인재를 얻으니 괜찮다"고 강조했다.

◆ 국가 단위 AI 프로젝트 ‘제네시스 미션'..빅테크 동반 강세
전날 발표된 미 에너지부(DOE)의 'AI 국가 프로젝트'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오라클 등 빅테크와 오픈AI, 앤스로픽, xAI 등 AI 선두 기업 등 총 24개 기업과 조직이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에 서명한 영향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주요 과학 기관과 슈퍼컴퓨팅 센터, AI 플랫폼을 연결해 기초 과학 발견을 가속화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엔비디아는 과학 시뮬레이션용 가속 컴퓨팅 플랫폼을 제공하고, 오픈AI는 프런티어 AI 모델을 국립 연구소에 배치한다. 앤스로픽 역시 자체 클로드 AI’모델과 전담 엔지니어링 팀을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과 자본이 중국, 러시아 등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는 연례 국방수권법(NDAA)에도 서명했다. AI와 양자컴퓨팅, 첨단 반도체 등에 대한 기술을 보호하고, 민감한 기술에 대한 외국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달 들어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과 부채 문제로 주가가 급락했던 네오 클라우드 기업인 코어위브도 정부 프로젝트 참여 소식 등이 더해져 하루 만에 22.6% 급등한 83달러선까지 치솟았다. 씨티그룹은 코어위브에 대해 "3분기 수주가 전년 대비 270% 증가하고, 내년분 용량도 매진되었다”면서 목표가 135달러에 분석을 재개했다.
오라클 역시 제네시스 미션 참여를 비롯해 틱톡의 미국 내 운영 법인에 대한 컨소시엄 인수를 확정지으며 6.63% 반등했다. 틱톡과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이날 오라클이 주도하고 실버레이크, 아부다비 투자사 MGX가 참여한 컨소시엄에 대한 지분 매각에 서명했으며, 최종 거래 마감은 내년 1월 22일로 확정했다. 오라클은 또한 이날 미시간주 규제 당국으로부터 오픈AI가 계획 중인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대한 DTE 에너지의 전력 공급 요청을 승인받는 등 최근 인프라 확장에 대한 우려도 일부 걷어냈다.
미국 최대 크루즈 업체 카니발은 약 6년 만에 배당금 지급을 재개하며 급등했다. 4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은 0.34달러로 예상치 9센트를 대폭 상회했다. 조쉬 와인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에 신중해지는 경향에도, 소비자들은 친구 또는 가족과의 시간 등 중요한 일에 돈을 쓰고 싶어 한다”며 내년 단거리와 장기 상품이 매진되었다고 밝혔다.
반면 스포츠 용품 기업인 나이키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중국 매출이 17% 급감하고 마진이 3%포인트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 이날 정규 거래에서 10% 급락했다. 엘리엇 힐 CEO는 "우리는 복귀하기까지 중간 이닝쯤에 있다”며 “중국은 더 긴 회복 경로에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이키는 새로운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정책에 따라 내년 연간 15억 달러 규모의 비용을 부담할 전망이다.

◆ 연준 2인자 "금리 낮아질 것”..물가 둔화에 통계 문제 언급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결국에는 금리가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면서도 "지금 당장 통화 정책에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시급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해 "10월과 11월 전반기에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해 수치가 0.1%포인트 정도 낮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통계 왜곡 가능성을 지적했다. 실업률 역시 "기술적 요인 때문에 0.1%포인트 정도 과대 계상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고 고용은 예상보다 강하다는 의미로, 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12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52.9로 전월(51.0)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2024년 12월 대비로는 여전히 30% 가까이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조앤 수 미시간대 디렉터는 "연말을 맞아 개선 조짐이 보이지만, 지갑 사정 문제가 소비자의 경제관을 계속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업률이 4.6%로 상승하고 임금 상승률이 2021년 5월 이후 최저로 둔화되면서 가계의 재정적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웨드부시는 이날 2026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자율주행차(AV),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채택이 소비와 자본 배분을 재정의할 것"이라며 아마존과 도어대시를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스콧 데빗 웨드부시 분석가는 "아마존은 소비자 대면 AI 도구가 이미 수십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자율주행 혼란에 상대적으로 대비를 하지 못한 기업으로 리프트를 지목하며 투자의견을 '언더퍼폼'으로 하향 조정했다.
월가는 이날 거래 이후 다소 한산한 연말 거래에 접어들게 된다. 나벨리어 엔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어 전략가는 “추세는 여전히 긍정적으로 연말 산타 랠리가 나타나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상승세로의 마감과 2026년 시작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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