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증권이 중국·신흥국을 포함한 해외주식 텔레그램 채널 운영을 잠정 중단하면서, 당국의 ‘해외투자 마케팅 브레이크’가 증권사 SNS 채널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고환율 국면에서 서학개미를 겨냥한 공격적 영업 관행이 도마에 오르며, 증권사들의 해외주식 마케팅·정보 제공 방식이 전면 재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24일 해외주식 관련 일부 텔레그램 채널을 잠정 중단했다. 여기에는 중국·신흥국 관련 채널도 포함됐다. 가입자는 약 1만2천명 수준이다. 채널 운영자는 “오늘부터 채널 운영을 잠정 중단하게 됐다”며 재개 시점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키움증권이 미국주식 텔레그램 ‘키움증권 미국주식 톡톡’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고 공지했으며, 이 채널은 구독자 약 3만7천명으로 증권사 텔레그램 중 최대 규모다. 키움증권은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일시 중단”, “마케팅 전략 재정비” 등을 이유로 언급했다.
또 메리츠증권은 내년 연말까지 예정됐던 신규 고객 대상 미국주식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조기 중단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의 채널 중단, 메리츠증권의 이벤트 축소가 이어지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해외주식 SNS 채널과 각종 이벤트를 정리하는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이 원·달러 환율 1,500원대 부담 속에서 서학개미의 과도한 해외주식 투자를 고환율 요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해외투자 마케팅 전반에 제동을 건 것이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풀이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부터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등 해외 고위험 상품 비중이 큰 증권사를 상대로 현장 점검에 나섰고, 이후 대형사 대표들을 불러 해외투자 신규 마케팅 중단과 과도한 영업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환율 관리 부담을 증권사 해외투자 영업에 전가하는 것 아니냐”며 해외주식이 주력 먹거리였던 만큼 수익성 악화와 고객 이탈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채널 중단과 마케팅 위축으로 단기적으로는 해외주식 관련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신규 해외투자 유입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단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은 이미 글로벌 증권·데이터 플랫폼과 해외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 마케팅을 막는다고 해외투자가 눈에 띄게 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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