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제임스 블레어(36)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블레어 부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강화하고 대통령의 메시지를 설정하는 역할과, 대통령 메시지와 정책 방향을 총괄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내년 중간선거 전략 수립의 중심 인물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공화당 내 이탈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보수층 결집을 이끌며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지출 패키지 통과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선거구 조정을 주도하면서 백악관 내부에서는 이른바 '블레어식 선거구 조정'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는 전언이다.
블레어를 트럼프 대통령 곁으로 이끈 인물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다. 두 사람은 과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캠프에서 함께 일했으나, 디샌티스의 주지사 취임 첫해 팀이 해체되며 갈라섰다. 이후 트럼프 캠프에서 재회했고, 블레어는 지난 공화당 경선에서 디샌티스를 집중 공격하는 역할을 맡으며 트럼프 쪽 핵심 참모로 자리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블레어가 처음부터 가까웠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에 그를 "뻣뻣한 사람"이라 평가했지만, 이후 신뢰가 쌓이면서 최근엔 정기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관계가 됐다.
러셀 보우트 전 예산관리국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블레어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그를 '훌륭한 제임스'라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스로를 '싸움닭'에 비유하는 블레어는 '대통령이 원하시는 건…'이라는 말로 토론이나 반박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서는 그를 열정적이고 불꽃 같은 인물로 평가하며,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끊지 않는 '워커홀릭'으로 통한다.
그는 복잡한 정책 이슈를 빠르게 분석해 의원들과 참모들에게 자주 조언을 건넨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 의견을 보이는 의원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전하기도 해 '나쁜 경찰' 역학을 해왔다.
최근에는 중간선거 전략 구상에 사실상 전념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백악관 참모들과 함께 특정 선거구 전략을 발표하고, 잠재 후보 수십명을 면접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와 정책 지지 여부를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높은 물가에 대한 유권자 불만, 경제정책 메시지 조정에 소극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블레어는 내부 회의에서 "의료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치적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범죄자 추방 중심의 이민정책이 더 많은 지지를 얻는다는 여론조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경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비관적 인식 자료도 직접 제시했다. 일부 의원들에게는 "생활비 부담이 중간선거의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이라며 현실적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