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사이 대부분의 대형 기술주가 하락했지만 엔비디아는 목요일 장 마감 후에 나왔던 인공지능 스타트업 그록과의 라이선스 계약 소식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반도체 스타트업 그록의 핵심 자산과 인재를 200억달러에 확보하는 거래를 추진하면서, 반독점 규제를 의식해 대규모 인수가 아닌 자금을 투입해 핵심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 접근권을 라이선스 형태로 확보하는 ‘비독점 라이선스’ 구조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 영향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엔비디아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록은 AI 추론 분야에 특화된 칩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전반에서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최근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로이터는 “그록은 HBM 칩을 사용하지 않는 여러 신생 기업 중 하나로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을 압박하고 있는 메모리 수급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짚었습니다. 월가에서도 호평을 보였습니다. 캔터 피츠제럴드는 “엔비디아가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며 경재우위를 더 확고히 할 것이라고 내다봤고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놀랍고 비싸지만 전략적인 거래”라고 평가했고, 번스타인의 “반독점 이슈가 가장 큰 위험 요인이기 때문에 경쟁이 존재한다는 형식적인 명분을 유지하는 비독점 라이선스 구조는 영리한 선택이었다”고 전했습니다.
AI 반도체 시장은 올해 그 어느때보다 더 치열한 한 해를 보낸 가운데 엔비디아의 독점 시장 구조가 알파벳, 아마존 등 빅테크들의 도전 속에서 다각화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7일 UBS 조사에 따르면, AI 가속기 시장에서 엔비디아는 71.2%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지만 여러 빅테크 업체들이 자체 AI 칩 제작에 나서면서 시장 지배력은 이전보다는 감소했습니다. 이에 맞춤형 반도체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22.3%까지 확대됐고 내년엔 더 커질 전망입니다. 모간스탠리는 “최근 제미나이3의 출시로 주목을 받은 구글 TPU의 생산량은 내년 400만대 수준에서 2027년에는 500만대 2028년에는 700만대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또한 엔비디아와 같이 GPU를 기반으로 범용 AI 가속기를 만드는 AMD도 시장 공략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도 내년 하반기 차세대 '베라 루빈'을 앞세워 왕좌 유지를 모색 중이며 여전히 엔비디아의 자리는 굳건하다는 분석도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GPU의 독주냐 TPU의 반란이냐의 논쟁이 아닌 윈윈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란 분석도 눈에 띄는 가운데 블룸버그는 “이를 통해 반도체 병목이 완화되고 AI 칩 가격이 내려가면 버블론의 핵심이었던 과잉투자와 수익화 우려를 덜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혜영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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