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와 5조 6,000억 원 규모의 천무 유도탄 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현지화 전략을 펼쳐 유럽의 방산 블록화를 정면으로 돌파한 것인데, 노르웨이에서도 조 단위 수주를 따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폴란드에서만 3번째 천무 관련 계약인데, 이전과 비교해 어떤 점이 달라졌습니까?
<기자>
판매 구성이 바뀌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어제(29일) 폴란드와 다연장 로켓 천무 수출 계약을 맺었습니다.
천무는 조선 시대 신기전의 현대식 무기로 1분 안에 80~290km 사거리급 유도탄을 12발이나 발사할 수 있습니다.
차량에 탑재되어 유도탄을 쏜 다음 이동도 할 수 있고, 재장전 속도도 빠르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폴란드가 3번씩이나 산 건데, 3차 계약 금액이 5조 6,000억 원으로 1차 5조 원, 2차 2조 2,000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한화에어로는 이번 계약으로 폴란드에서 천무만으로 누적 계약액 12조 원을 넘기게 됐습니다.
다만 3차의 경우 1, 2차와 수출 품목과 차이가 있습니다.
1, 2차의 경우 폴란드 맞춤형인 ‘호마르-K’의 발사체 총 290문이, 3차는 호마르-K에 실리는 유도탄이 대상입니다.
발사체 같은 플랫폼은 MRO(유지·보수·정비)와 성능 개량을 빼면 한 번 거래하면 끝입니다.
반면 탄과 같은 소모품은 떨어지면 다시 사고팔아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일회성을 넘어 지속적인 수익원도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유럽 연합이 회원국들에게 유럽산 무기를 우선 순위로 두라고 하면서 한화에어로를 비롯한 K-방산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는데요.
갈수록 공고해지는 유럽 방산 블록화를 뚫어낸 비결이 있습니까?
<기자>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 카미슈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의 발언에 힌트가 있습니다.
폴란드 국방장관은 계약 직전 자신의 SNS를 통해 “호마르-K와 관련한 좋은 소식이 들릴 것이다. 현지에 전용 유도탄 생산 공장이 지어진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화에어로와 현지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며 기술 이전 같은 절충 교역과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겁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탄과 탄약이 귀해지자 폴란드도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그래서 한화에어로와 약 30년 만에 현지에 군수 공장을 신설하기로 한 겁니다.
이번 계약은 한화에어로와 폴란드 최대 방산그룹 WB가 설립한 합작법인인 HWB(한화-WB 어드밴스드 시스템) 간 컨소시엄을 통해 이행됩니다.
오는 2029년 준공되는 공장에서는 폴란드 군이 사용할 호마르-K의 사거리 80km급 유도탄(CGR-080)이 양산됩니다.
양사는 앞으로 호마르-K의 290km급 탄도미사일(CTM-290)뿐만 아니라 여러 로켓, 미사일, 총알에 더해 다양한 부품도 만들 계획입니다.
특히 러우 전쟁 등으로 탄과 탄약이 소진된 유럽 국가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며 글로벌 시장을 공동으로 공략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한화에어로는 현재 K9 자주포, K10 탄약 장갑차를 수출한 루마니아에도 유럽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2파전을 벌이는 5조 원 규모의 현지 장갑차 도입 사업 수주를 위해 공을 들이는 것으로 이후에는 유럽 전초 기지로 삼을 예정입니다.
<앵커>
이제 시장의 시선은 폴란드에 이어 일감을 따낼 곳들로 쏠리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가 유력할까요?
<기자>

한화에어로는 폴란드, 루마니아에 이어 노르웨이를 넘보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사업비 2조 원대의 다연장 로켓 도입 사업을 추진 중으로 한화에어로의 천무와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가 수주를 놓고 맞붙고 있습니다.
최종 사업자는 내년 중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노르웨이가 K9 자주포를 사들인 적 있지만 하이마스 대신 천무를 구매한다고 보장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이마스가 다연장 로켓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의 전투력을 지닌 동시에 사기만 하면 미국과의 관계도 돈독해질 수 있어섭니다.
다만 폴란드에 이어 에스토니아도 최근 천무를 도입한 만큼 가성비와 납기, 무엇보다 현지화 측면에서 앞서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또 한화에어로가 인접국에서의 생산은 물론 현지 기업과 훈련 장비를 공동 연구 개발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길게 보면 스페인도 수출 후보국입니다.
스페인은 100여 대 넘는 자주포 도입을 검토 중인데, 계약 규모가 우리 돈 8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화에어로는 K9 자주포, K10 탄약 운반차를 묶어 제시할 텐데, 수주하게 되면 K-방산 처음으로 스페인 시장에 진출하게 됩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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